[장관급 후속인사] 한은총재 발표전까지 진통 거듭..뒷얘기

신임 금융감독위원장과 한국은행 총재에 누가 임명될지는 청와대 발표 직전인 6일 오전까지도 오리무중이었다. 그만큼 경합이 심했거나 인선에 진통을 겪었다는 얘기다. 신임자 발표후 인선과정 뒷얘기가 많이 흘러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로 보인다. .금융감독위원장 후보로 거론된 인사는 이헌재 신임 위원장과 신명호 주택은행장. 금융계는 발표 직전까지 신행장에게 우세를 줬다. 금융권내 몇 안되는 호남(전남 고흥) 인물. 자민련 김용환 부총재와는 관직시절 두터운 관계를 쌓았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모두 공통분모가 많다. 이 위원장은 애초 금감위원장직을 강력 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직 총리들이 대통령에게 직접 천거할 정도였다는 얘기도 나온다. 결과는 막판 뒤집기.자민련쪽에서 이위원장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흘러 나온다. .전철환 신임 총재는 한은 안팎뿐 아니라 본인도 전혀 의외라는 눈치. 막판 변수가 그만큼 많았다. 당초 새 정부는 신선한 이미지와 개혁적인 성향을 보유한 인물을 찾아 서울대 정운찬 경제학부 교수에 낙점을 찍었다. 이에따라 한달전 접촉을 가졌으나 정교수가 고사하자 최근엔 김태동 경제수석이 다시 의향을 타진했다. 정 교수는 "(총재)감이 안돼 학교에 남겠다"며 역시 고사했다. 정 교수 1차 고사직후 새정부는 20여명을 후보리스트에 올려 놓고 저울질을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정권에 선 전력이 없고 참신하며 개혁적인 인사를 뽑기 위해서였다. 이 과정에서 4.19세대가 강력히 부상했다. 4.19때 서울 상대 대표격이었던 전총재, 문리대를 이끈 오동휘 전쌍용경제연구소장이 이 범주. 지역출신으로 한은과 관계가 밀접한 박찬문 전북은행장, 박승 중앙대교수도물망에 올랐다. 최종 낙점은 전철환 충남대 교수. 청와대 비서실에서 강력히 천거한 결과로 여겨진다. 강봉균 정책기획수석으로부터 "기다려 보라"는 전화를 받았다는 전총재의 말이 이를 뒷받침한다. 전 총재는 김태동 경제수석과는 경실련일을 함께 했다. .이헌재 금감위원장의 발탁은 비상경제대책위에서 대기업구조조정을 강력히 추진해온 점이 고려됐다는 후문. 대기업구조조정을 일관성있게 추진하기 위한 김대중대통령의 포석이라는설명이다. 비대위에서 일할때 김대통령이 "일 잘한다"는 얘기를 자주 했다는 것. 특히 비대위 대표를 맡았던 김용환 자민련 부총재와는 관직시절부터 관계가두터워 비대위 활동에서도 서로 손발이 잘 맞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김 부총재의 총애를 받고 있어 자민련쪽에서 강력히 천거한 것이 큰 힘이됐다는 후문. 본인도 금감위원장직을 희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조정실장에 당초 거명되던 자민련측 전/현직의원이 아닌 정통관료출신인 정해주 전 통상산업부장관을 임명한 것은 김종필 총리서리를 보좌하는데는 역시 행정관료출신이 적임이라는 점이 고려됐기 때문. 민자당 시절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김총리서리와 호흡을 맞췄던 점도 발탁요인으로 꼽힌다. 정실장은 4월께 미국 스탠퍼드대학 객원교수로 가려는 계획을 세워두고있었기 때문에 국무조정실장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고 한참 망설였다고한다. 국민회의에서 경남지사후보로 한때 교섭했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국민회의쪽에서도 선호하는 인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