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교재] '외형보다 내실' 알찬 내용으로 승부

''IMF시대에는 공부법도 달라야 한다'' 각 가정의 사교육비 지출이 줄면서 학습지 선택 기준도 그만큼 까다로워졌다. 예전처럼 여러 과목을 동시 구입하던 방식에서 꼭 필요한 분야만 선택하는추세로 소비패턴이 변하고 있다. IMF바람이 학습지업계에까지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변화는 학습지 업체들의 마케팅 전략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물량중심의 셰어경쟁에서 신제품개발 및 과학적 관리기법을 앞세운 품질경쟁으로 승부를 걸자는 것. 연평균 40%의 성장률을 보여온 학습지 업체들이 ''외형''보다 ''내실''에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체마다 교재기획단계부터 수요자의 욕구를 적극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도록 서비스 차별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박명규 대교 교재개발연구실장은 "IMF시대에는 "알짜 교재"만이 살아남는다"며 "교육상품은 일반제품과 달리 학습자의 정신영역에 커다란 영향을 주므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데 좋은 학습지를 고르는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무분별한 판매경쟁이나 거품을 줄일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학습내용도 교과과정에 맞추기보다 원리를 이해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김용전 재능교육스스로학습시스템 담당이사는 "재능스스로"학습지의 특징을 "원리이해" "진단평가" "스스로학습"으로 요약해 들려준다. "근본원리를 깨우치면 사고력과 응용력이 키워지고 자신감과 흥미도 함께 생기지요. 학습시작 전에 어린이의 수준을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 사전진단과 본진단 등 2번의 진단평가를 실시하고 처방된 진도에 의해 자발적 문제해결능력을 키워줍니다" 똑같이 80점을 맞아도 틀린 20점이 어디서 비롯됐는가를 따져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4지선다형 문제에서 "85+67"을 물었을 때 정답을 제외한 나머지 3개의 보기가 터무니없는 수치로 제시되는 게 아니라 "자리값"을 몰라 오산하는 경우와 "받아올림"을 못해서 틀리는 케이스로 설정해 오답사례를 분석해주는 형식이다. 학습지의 내용에 따라 학습형태도 새로워지고 있다. 교사가 정기적으로 가정을 방문하는 방식외에 전화를 이용한 교육과 우편지도, 공부방시스템, PC를 통한 문답식 학습 등이 등장했다. 개인용 컴퓨터보급이 늘어남에 따라 교육소프트웨어 개발과 이를 활용한 컴퓨터온라인학습도 인기를 끌고 있다. 종이학습지와 컴퓨터통신을 활용한 쌍방향학습시스템이 병행되고 있는 추세다. 멀티미디어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학습기회를 부여하고 수준도 높일 수 있어 미래 교육혁명의 총아로 급부상하고 있다. 컴퓨터게임 등을 활용해 즐기면서 공부하는 이른바 에듀테인먼트의 활성화도 학습지시장을 넓히는 요소다. CD롬 등을 이용한 에듀테인먼트 교재는 외국어학습뿐만 아니라 수학 음악 미술 등 각분야에 걸쳐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공급업체도 기존의 출판사 일변도에서 전자회사 CD롬타이틀전문회사등으로 다양해지고 있으며 제품의 종류 또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외국어교재는 문법이나 문장위주에서 말문틔우기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고교교육이 문법에서 회화위주로 개편되고 초등학교 영어학습이 중시됨에 따라 다양한 외국어교재가 선보이고 있다. 새 외국어교재로는 오디오 비디오 등 시청각자료를 폭넓게 활용한 멀티미디어 상품이 각광받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