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인사이드] 인간미가 낳은 김애숙의 13년만의 '우승'

.8일 일본 LPGA투어 개막전 다이킨 오키드오픈에서의 김애숙(36) 우승은한국여자프로골프사상 가장 큰 박수를 받을만하다. 그녀의 이번 우승은 "인간적측면에서" 가장 어려운 "성취"였다. 그녀는 지난 85년 23세의 나이에 현해탄을 건너갔다. 초창기 이국땅에서의 프로생활은 흔히 듣는 멜로드라머였을 것이다. 그녀는 그후 13년동안 일본투어에서 꾸준히 견뎌냈다. 기복은 다소 있었지만 상금랭킹은 매년 중위권을 유지했다. 그러나 우승은 없었다. 십여년동안 투어에 잔류한 객관적실력으로는 적어도 한두번은 우승을 했어야 했지만 트로피는 언제나 그녀를 비껴갔다. 90년이후 2-3위만 9번이었고 80년대를 합하면 너무도 많이 우승직전에서 물러난 셈이었다. 처음엔 "그러러니" 했다. 그러나 세월이 가고 나이가 30대중반에 이르자 "13년동안 실패한 첫승"은 더더욱 멀리 달아나고 있었다. 그러나 세상의 진실은 "축복받을만한 자에게 축복내린다"였다. 그녀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이번 우승을 진정 기뻐하는 것은 그녀가 살아온 길이 너무도 착하고 "인간적"이었기 때문이다. 근년들어 일본으로 건너간 한국프로들중 그녀의 도움을 안받은 사람은 거의 없다. 그녀는 누구에게나 친절했고 누구에게나 "자기일 같이" 도움을 주었다. 그녀는 가장 먼저 일본으로 건너간 선배프로로서 한국의 후배들을 최대한 다독거리며 챙겼다. 경기후 그녀는 말했다. "누군가 나를 우승하도록 도와줄 것으로 믿었다"고. 그녀가 뜻하는 "누군가"는 그녀가 믿는 신이었겠지만 실은 그녀가 이제껏 호의적으로 대한 모든 사람들로 부터의 "바람"이 더 진정한 의미가 될 것이다. "13년만의 첫승"은 그 자체만으로도 감격적이다. 그러나 김애숙만은 "프로로서의 쟁취"이외에 그녀의 "모든 과거"가 더 인상적 스토리를 만들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