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구의 골프컨트롤] (207) 3온 3퍼트와 5온 1퍼트

파5홀에서 3온을 시킨것과 5온을 시킨 것은 그 내용이 엄청나게 다르다. 3온은 3번의 샷을 모두 굿샷으로 장식하며 파를 눈앞에 둔 것이고 5온은 마지막샷을 제외한 4번의 샷이 공히 미스샷으로 점철됐다는 의미이다. 파5홀의 속성상 하나정도의 미스샷이 있더라도 파온이 가능한 법이고 설사두개의 샷이 부실했더라도 4온은 된다. 그러나 묘하게도 골프는 "몇타만에 올렸느냐"는 숫자놀음이 전부가 아니다. 지난주에 목격한 다음 풍경이 그것을 증명한다. 5백m가 넘는 파5홀에서 A씨는 파온에 성공했고 B씨는 4온을 시켰으며 C씨는"연속 삐꺽거리며" 겨우 5온을 시켰다. 공교롭게도 그 세명은 공히 1-1.5m거리의 퍼팅을 남겼다. A씨는 첫퍼팅이 1m가량 짧았고 B씨는 그린사이드에서의 4번째샷을 그거리에붙인 것이다. 또 C씨는 약 20m거리의 5번째샷이 홀에서 1.5m 떨어져 있었다. 결과적으로 C씨는 그 1.5m퍼팅을 넣으며 보기였고 A씨와 B씨는 그 1m퍼팅들을 모두 실패, 역시 보기였다. 숫자로만 풀이하면 "3온3퍼트, 4온2퍼트, 5온1퍼트"가 골고루 섞이며 모두가 보기를 기록한 셈. 이 스토리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퍼팅이 뒷바침되지 않으면 "빛나는 파온"도 그의미가 없어진다. 파온과 5온은 각각 파와 더블보기를 의미하는 "최대한도의 격차"지만 1m퍼팅은 그 모든 차이를 상쇄시킬수 있다. 퍼팅은 초라한 샷이 화려한 샷을 제압할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고 그같은"공평함"을 알고 있는 골퍼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