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를 캐는 사람들] 신광수 <동우포리머 사장>

"저 아저씨는 밤무대 나가는 사람인가봐요" 동우포리머의 신광수 사장은 동네 여인들이 자신을 두고 쑤군거리는 소리를 얼핏 듣고 쓴웃음을 지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6척 거구에 목걸이 팔찌 반지 등 장신구를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는 자신의 모습이 이상하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신사장은 이 장신구가 자식만큼이나 귀중하다. 그래서 제품PR를 겸해 여자들 이상으로 이들 액세서리를 많이 하고 다닌다. 신사장은 장신구 제작분야가 손재주가 뛰어난 한국인에게 딱 들어맞는 특화사업이라고 생각했다. 몇몇 숙련공과 주부들로 생산팀을 구성했다. 그러나 생각만큼 쉽지않았다. 어린애 장난감만도 못한 엉성한 반지를 만들고 뭉그러뜨리기를 수천번이나 했다. 기계에 손을 다쳐 항상 붕대를 감고다녀야만 했다. 밤을 낮삼아 노력한 끝에 0.2mm까지 세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금속접착시 1천도의 불에서야 녹는 고품질을 사용해야 한다는 노하우도 알아냈다. 이제는 바이어들이 까다로운 제품사양을 요구해도 척척 만들어낼 정도로 기술을 축척했다. 7~8가지의 복잡한 생산공정은 첨단기계에 맡기고 마무리 공정만 사람손을 거친다. 이렇게 만든 장신구들은 미국과 이탈리아 등의 주요 백화점 슈퍼마켓 할인점 등에 진열돼있다. 대부분이 3~5달러짜리 저가품에서부터 30달러짜리 중저가품이다. 신사장은 이러한 소품들을 지난해 50만달러어치나 수출했다. "우리회사 물건으로 동서양의 미녀를 사로잡는게 꿈입니다" 신사장은 이런 모습을 그리면서 오늘도 수출전선을 누비고 다닌다. 연락처 (032)511-9989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