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군소 석유사 도산 직면 .. 과다투자로 재정 바닥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많은 군소 석유회사들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석유업계 관계자들은 12일 유가가 배럴당 11달러선까지 폭락한 상황에서 로열더치셸 등 주요 메이저들은 버틸 수 있으나 군소회사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영국 북해산 원유에 의존하는 라스모 엔터프라이즈오일 사가페트롤렘 프리미어오일 등 군소석유업체들이 도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들은 원유감산을 둘러싼 석유수출국기구(OPEC)회원국들간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 유가회복이 불투명해지면서 군소업체들의 장래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J.P.모건 투자은행의 원유시장전문가 엠마누엘 웨이드는 "주요 석유회사들은 시추 생산 정유 및 판매 등 모든 면에서 아직까지는 재정적으로 여력이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군소업체들은 사정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로열뱅크 오브 스코틀랜드의 스테펀 보일 원유시장분석가도 "지난 몇년간 석유업계가 호조를 보이면서 엄청난 투자를 한 것이 짐이 되고 있다"면서 "이제 북해 원유에 의존하고 있는 업체들이 심각한 갈등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프리미어 오일은 이번주 북해의 체스넛 유전을 개발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그대신 석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안정돼있는 천연가스 확보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열더치셸의 영국법인인 셸 UK사 대변인도 "유가 하락이 현재로선 회사에 즉각적인 충격을 미치지는 않고 있다"고 애써 강조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