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험종합전산망 무용지물이 될 위기 처해

정부와 의료보험연합회가 막대한 비용을 투입, 구축해온 의료보험종합전산망이 무용지물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초 지역 및 직장의료보험조합체제를 감안,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왔으나 의료보험조직의 통합으로 상당부분 재활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보건복지부의 승인아래 의료보험연합회가 각 조합으로부터 거둔 3백80억원중 상당액이 공중에 날아가 결국 보험가입자만 손해를 입게 됐다. 18일 복지부 및 의료보험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말 국민의료법 제정 및 지난 2월 의료보험일원화 결정에 의해 현행 의료보험조합체제 유지를 전제로 개발해온 지역조합전산시스템 개선 및 지역자격관리전산망구축사업이 최근 전면 유보됐다. 당초 오는 3월말까지 의료보험자격관리전산망 구축을 마치고 4월부터 피보험자 보험대상 자격을 조합간에 상호연계처리할 예정이었다. 복지부와 의료보험연합회는 지난해 6월 지역조합의 전산장비 현대화 조합간 피보험자 연계자격관리 청구.심사.지급의 전산시스템 구축 통계시스템 구축 등을 위해 전국 3백72개 직장 및 지역, 공무원교직원의료보험공단 등으로부터 3백80억원을 징수, LG-EDS와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1백90억원을 이미 지출했다. 자격관리 및 종합전산프로그램 2천1백25본의 93%인 1천9백66본의 개발이 끝났지만 당장 오는 10월부터 지역의보 및 공무원교직원의보관리공단이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으로 통합되는만큼 상당부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복지부관계자는 "주전산기.네트워크장비 구입 및 시스템프로그램 등은 수정 및 보완작업을 거쳐 활용할 수 있다"며 "그러나 94억7천만원이 배정된 응용소프트웨어의 경우 최고 40%까지 폐기처분해야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의료보험연합회관계자는 "자격관리 및 보험료 징수방식이 대거 바뀔 것을 감안할 때 약 24억원에 달하는 자격관리 및 보험료 징수프로그램은 사장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