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 침묵 '실업'만 논의 .. 새정부 첫 고위당정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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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출범이후 첫번째 열린 고위당정회의는 권영해 전안기부장 자해사건을 포함한 이른바 "북풍파문"으로 정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열려 정.관가의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회의에선 이날의 공식 의제인 실업관련대책만이 중점적으로 논의됐을 뿐 "북풍"관련 언급은 일체 없었다고 오효진 총리공보실장이 전했다. 이날 당정회의는 국회가 오는 26일 일정을 마치는 점을 감안, 서둘러 결정된 것이라는게 여권관계자의 설명이다. 회의분위기와 관련, 정부측 한 참석자는 "행정부뿐만 아니라 입법부,사법부까지 고통분담에 동참하자는 얘기들이 많았다"며 "의원세비를 삭감하는문제도 곧 거론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공무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데도 최종수단인 삭감을 결정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며 "정부투자기관 등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은 공무원들의 봉급은 삭감하되, 연금과 퇴직금 등을 고려해 기본급은 가급적 손대지 않고 각종 수당에서 이를 처리키로 했다. 이를위해 공무원 보수규정을 빠른 시일내에 고칠 계획. 한편 김종필 총리서리는 회의시작 10분전인 오전 7시20분께 총리공관에 도착, 당정 고위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격려했다. 김총리서리는 "총리 인준문제로 차질을 빚게 된 것은 나의 부덕의 소치로 죄송스럽다"며 "하지만 행정부는 당면과제를 이겨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인만큼 지속적으로 뒷받침 해달라"고 국민회의 자민련 수뇌부에 당부했다. 이날 총리공관에 첫 발을 디딘 김총리서리는 회의가 끝난후 공관의 거실,주방, 접견실 등을 둘러보고 거실의 피아노를 직접 두드려 본뒤 "피아노 조율이 잘 됐구만"이라고 짤막하게 감회를 피력했다. 김총리서리는 그러나 국회 인준을 받을 때까지 총리공관에 입주하지 않고 청구동 자택에서 머물 것이며, 중요한 회의를 열 때만 총리공관을 이용할 계획이라고 총리실 관계자는 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