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굴리기] '비실명장기채권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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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출처조사가 면제되는 비실명장기채권이 쏟아지고있다. 작년말부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이 10억달러발행을 목표로 은행창구 등에서 판매중이고 이달말부터는 1조6천억원규모의 고용안정채권이 비실명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중소기업육성및 금융기관 구조조정을 지원하기위한 채권들도 최고 12조원까지 비실명형태로 발행될 예정이다. 비실명채권은 채권보유기간 뿐만 아니라 만기후 상속 증여시에도 국세청의자금출처조사가 면제돼 재력가들의 관심을 모으고있다. 예를들어 10억원짜리 비실명채권을 다섯살배기 아들에게 증여하고 만기후 아들명의로 부동산등을 사도 자금출처조사를 받지않는다는 얘기다. 통상적인 경우 출처조사를 받은 다음 증여사실이 밝혀지면 최고 45%까지 증여세를 물어야하지만 이 채권을 사두면 이같은 세금부담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세무당국에서 자금출처조사가 나올 때는 해당자금이 비실명채권 매각자금이라는 사실만 증명하면 된다. 채권을 만기에 증권사에 제출할 때 받게 되는 "만기상환 사실확인서"로 증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만기전에 비실명채권을 팔아 그 자금으로 상속및 증여를 하거나 부동산을 살 경우에는 자금출처조사대상에 포함된다. 중도에 매각하는 사람에게도 혜택을 주게 되면 세금걷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유자금이 없어 중도해지할 지도 모르는 사람들은 비실명채권을 사도 큰 실익이 없다. 외평채 =지난해말부터 전국 33개은행 본점과 지점에서 미달러화표시 외평채가 판매되고있다. 이달말까지 한정판매되는 이 채권은 만기1년에 8%의 할인율로 발행돼 실효수익률이 연10%를 넘는다. 액면가 1천달러짜리 외평채를 9백20달러에 산다는 얘기다. 국내거주자는 물론 해외동포 등 비거주자도 구입할 수있다. 엔화표시 채권도 시중에 나와있다. 이달 2일부터 4월말까지 한시판매되는 이 채권은 만기1년에 할인율이 0.25%다. 수익률이 낮은 것처럼 보이지만 엔화표시 채권치고는 연1%이상 금리가 높다. 산업 외환 신한 한일 조흥 상업 등 6개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다. 종류는 1만엔 10만엔 1백만엔등 세가지. 해외교포가 이들 외평채를 사려면 우리나라를 직접 방문하거나 대리인을 지정해 구입자금을 국내로 송금해야한다. 외환은행은 마땅한 국내대리인을 지정하기 곤란한 해외교민들을 위해 외평채구입관련 서비스를 대행하고있다. 고용안정채권 =실직자 생계지원자금을 마련하기위해 이달말부터 전국 증권사 본점과 지점에서 동시발매된다. 근로복지공단이 발행하며 표면수익률은 연7.5%,만기는 5년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이자는 복리로 계산돼 실효수익률은 연평균 9%에 달한다. 이 채권을 사려는 투자자는 판매대행 증권사의 본지점을 찾아가야한다. 증권사에 구입희망금액을 신청하면 인쇄과정을 거쳐 채권을 개별적으로 받게된다. 상속및 증여수단으로 활용하기 좋도록 액면은 억원단위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발행될 예정이다. 발행예정채권 =정부는 일단 중소기업지원 또는 금융기관 구조조정과 관련된 채권을 비실명형태로 발행할 수있도록 입법조치를 완료해둔 상태다. 향후 이들 채권의 판매량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판매가 부진할 경우 일부 채권이 비실명형태로 발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