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성에 제휴 손짓 .. '대우 기아인수 표명 속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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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의 속셈은 뭘까. 현대-삼성간 기아인수전에서 대우가 묘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쪽에서는 기아인수 의사를 표명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잡아뗀다. 파이낸셜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김우중회장은 외신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정부가 기아 매각방침을 정하면 대우는 분명히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장은 이어 자금 마련대책과 인수후 경영복안까지 내비친 것으로 외신들은 전한다. 그러나 대우는 와전된 것이라며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나. 대우는 불과 3개월전에 쌍용자동차를 인수했다. 아무리 금융이 뛰어난 대우라해도 5조원 이상의 부채를 안고 있는 기아를 인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GM과의 자본제휴를 통해 확보되는 자금을 기아인수에 활용하면 된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GM에서 받은 돈을 GM의 경쟁사인 포드합작사를 인수하는데 쓰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물론 대우가 기아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는 점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기아는 현대보다 대우가 더 군침을 흘릴만한 회사다. 봉고프론티어 등 중소형 트럭이나 스포티지와 같은 RV(레저용 차)는 대우가미처 라인업을 갖추지 못한 차종들이다. 쌍용자동차의 인수로 이 부분을 어느 정도 커버했다고는 하나 기술제휴를 둘러싸고 벤츠의 눈치를 보느니 기아를 인수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수있다. 대우는 특히 기아자동차 아산만공장에 있는 주행시험장 등 연구개발시설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우가 진짜 목표는 기아가 아니라 아시아자동차라는 견해도 있다. 쌍용자동차 인수 직전까지 아시아자동차 인수를 놓고 기아측과 깊숙한 얘기가 오갔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 한다. 아시아자동차를 인수할 경우 취약한 중소형 트럭부문을 보강할 수 있다. 광주공장 부지는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다. 현대 삼성과 경쟁해야 한다는 점과 자금등을 감안할 때 대우가 기아를 통째로 인수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대신 부분 인수를 통해 자신의 핸디캡을 보강하거나 아시아자동차 쪽에 더무게를 두고 있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회장의 발언도 현대-삼성에게 이런 의중을 넌지시 던져본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현대 삼성아, 누구든 기아를 인수하고 싶으면 나와 손을 잡아야 한다"고.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