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달-평안향에서' .. 신경림
입력
수정
달이 시원스레 옷을 벗었다 첨벙첨벙 수로 속에 들어간다 희뿌연 젖가슴을 드러낸 채 멱을 감는다 가없는 옥수수 밭에 바람이 인다 수로에서 나왔지만 옷이 없다 내놓을 수 없는 곳만 손으로 가리고 초가집을 찾아 들어가 숨는다 달이 초가집 속에 갇혔다 초가집이 환하게 밝다 [[ 약력 ]] 35년 충북 충주생. 동국대 영문과 졸업. 56년 ''문학예술''로 등단. 시집 ''농무'' ''새재'' ''쓰러진 자의 꿈'' 등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3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