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I면톱] 개도국 국채발행 '혼전'..브라질 등 속속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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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시장에 아시아와 남미 개도국들의 국채가 쏟아지고있다. 한국이 이번 다음주초께 30억달러의 외환평형채권을 발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흥공업국들이 앞다투어 채권 발행에 나서고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필리핀등 개도국들은 지난달 중순만해도 한국 정부의 채권발행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들이었으나 한국물에 대한 인기가 의외로 높아지면서 갑자기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경쟁자들이 시장으로 대거 몰려나오면서 한국은 예상밖의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정부는 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외평채 발행을 위한 로드쇼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미국 투자가들의 반응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과 경쟁하며 발빠르게 움직인 곳은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이미 지난 31일 10년 만기 글로벌채권 12억5천만달러 어치를 발행했다. 수익률은 미국 재무부채권 금리에 3백75bp를 더한 9.416%로 정했다. 브라질의 뒤를 이어 우루과이 파나마 필리핀등도 이번 주내에 최소 15억달러 어치의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특히 필리핀은 5억달러 규모의 채권발행을 위해 홍콩과 미국에서 이미 로드쇼를 가졌다. 이밖에 페소화표시 유로본드 2억달러, 외국은행을 통한 클럽론 10억달러,외환보유고 제고용 30억달러등의 채권발행 계획을 세웠다. 이들이 채권발행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한국의 국채발행 싯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투자가들은 한국의 채권발행이 만에 하나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을 경우 시장에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도날드 루프킨&젠레트의 애널리스트 리차드 케이시는 "대규모 채권을 발행하려면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한 지금이 적기"고 말하고 "특히 1일 미국 공개시장위원회가 금리를 현수준에 묶어두기로 한 것도 개도국들의 채권발행에 긍적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정부가 발행할 채권은 아직 만기와 발행규모 조건등이 확정돼 있지 않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의 관계자들은 한국국채에 대해 미 재무부채권에 3.5-3.75% 정도를 더한 금리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규호 기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