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세탁 왕국' 끝" .. 스위스, 신금융법 발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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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스위스에도 "검은 돈"을 숨겨놓기가 어렵게 됐다. 스위스에서 불법자금의 돈세탁을 엄격히 규제하는 금융법이 1일(현지시간)부터 발효됐기 때문이다. 예금주를 철저하게 보호해 주어 제3세계 독재자나 국제범죄조직들이 이용해왔던 스위스은행이 "비밀금고"로써의 성가를 잃게된 것이다. 새 금융법에서는 "냄새를 풍기는"(불법혐의가 있는) 모든 금융거래는 의무적으로 관계당국에 신고하도록 했다. 신고를 받은 당국은 일정기간동안 해당계좌의 입출금을 막고 조사를 벌인다. 만일 "검은 돈"으로 드러나면 그 돈을 받은 금융기관은 불법자금인줄 알았든지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할 수 있게 했다. 구린 돈에는 아예 손도 대지 말라는 것이다. 새 금융법은 기존의 법과는 달리 은행은 물론 금융중개업자, 보험회사,환전상, 변호사 등 모든 금융관련 종사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게 했다. 대상이 제한돼 법의 구멍을 빠져 나간다는 국제여론을 반영한 것이다. 새 금융법은 스위스 금융계에 "혁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비밀을 대원칙으로 내세워 전세계 민간자산의 3분의 1을 끌어들여온 스위스 금융기관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연간 5천억달러의 검은 돈이 세탁되고 있으며 이중일부는 어떤 경로로든 반드시 한번은 스위스를 거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