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불건전여신 67조원] '한-미-일 은행권 실태비교'

우리나라 일반은행의 부실채권비율(요주의 여신 포함)은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미국계 은행에 비해 12배이상 높은 편이다. 또 부실채권에 시달리는 일본계 은행보다 1.5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나 부실화정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아주 심각한 편이다. 지난해말 현재 우리나라 26개 일반은행이 3개월이상 이자를 받지 못하는 부실여신은 총 55조9천3백26억원. 총여신(3백75조4천3백64억원)의 14.9%에 달하고 있다. 똑같이 3개월이상 연체중인 여신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하는 미국계 은행(연방예금보험공사 부보 상업은행기준)의 부실채권비율 1.2%(96년말 현재)보다 12.4배 높은 수준이다. 미국계 은행이 1천원의 대출금중 12원만 이자를 받지 못하고 있는 반면 국내은행은 1천원중 1백49원의 이자를 떼이고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러니 아무리 발버둥을 쳐받자 생산성이나 수익성이 미국계 은행보다 한참 뒤처질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일본계은행과 비교해서도 처지는 비슷하다. 지난 96 회계년도의 일본 도시은행의 불량채권비율은 4.2%다. 일본은 그나마 6개월이상 연체중인 여신만 불량채권으로 분류하고 있다. 같은 기준을 적용할때 국내 26개 일반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6.0%. 총여신중 6개월이상 이자를 받지 못하고 있는 여신(22조6천4백27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일본의 은행들과 똑같은 기준을 적용할때 국내은행은 1.5배가량 부실여신비중이 높다. 일본의 은행들은 잘 알려졌다시피 불량채권에 허덕이고 있다. 이익이 마이너스일 정도다.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이런 사정의 일본계 은행보다 높다는 것은 국내은행의 부실화정도가 금융빅뱅을 단행하고 있는 일본계 은행보다 더 심각하다는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