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티코프-트래블러스그룹 합병] M&A열풍 '신호탄'..의미

"그랜드 빅 딜(Grand Big Deal)" 미국에서 세계최대 금융기관이 탄생한다. 그 이름은 "시티그룹 인코퍼레이티드". 미국 시티코프와 트래블러스그룹이 하나로 합쳐 탄생시킨 공룡 금융기관이다. 시티코프는 미국 2위 은행인 시티은행의 모기업이다. 트래블러스는 살로먼스미스바니(투자금융업체)와 트래블러스라이프&애뉴이티(생명보험사), 프리메리카파이낸셜서비스(금융서비스업체)등 3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양사의 합병은 미국 기업합병인수(M&A)사상 최대규모이다. 그래서 "빅딜"을 넘어 "그랜드 빅딜"로 불린다. 이 합병으로 세계금융업계의 지도가 바뀌게 됐다. 금융기관의 순위변동은 당연지사다. 더 중요한 것은 다른 금융기관들간의 인수합병을 촉발시켜 세계금융업계의 판이 다시 짜여질 수 있다는 점이다. 왜 합병했나 =국제금융계는 업종간 업무영역과 지역간 구별이 사라지는 통합의 시대에 들어서 있다. 은행과 증권 보험업무를 모두 취급하는 유니버설 뱅킹을 추구하는 추세다. 반면에 미국 금융기관들은 업무영역이 구분돼 있어 외국기업들과 경쟁할때 손해가 많다. 양사는 업무영역을 구분하는 미국법이 존재하지만 이법을 최대한 피하는 범위안에서 합병했다. 시너지효과를 높이고자는 의도다. 시티코프는 트래블러스를 통해 자본시장에 진출한다. 특히 살로먼스미스바니의 주식및 채권거래업무에 눈독을 들였다. 트래블러스는 시티코프의 수많은 고객에게 보험상품을 판매할수 있다는 기대로 합병에 응했다. 서로 장점을 키우고 약점을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합병회사의 위상 =합병사의 규모는 자산이나, 주식싯가총액, 고객수등에서 명실공히 넘버원이다. 자산규모는 6천9백70억달러로 현재 최대인 일본 도쿄미쓰비시은행(5천8백20억달러)보다 1천억달러이상 많다. 또 미국금융기관중 최대인 체이스맨해튼은행(3천6백60억달러)의 약2배다. 주식 싯가총액은 1천3백60억달러로 역시 세계 금융업계에서 최대가 된다. 현재 1위는 미국의 주택금융업체 패니메이로 7백억달러에 불과하다. 이 싯가총액은 세계 모든 기업중에서도 7위에 랭크되는 규모다. 시티그룹은 지난달말 기준으로 1백여국에 1억명의 고객을 갖게된다. 작년 기준으로 총영업수입은 약 5백억달러, 경상이익은 75억달러에 달한다. 리드 시티코프회장은 오는 2010년에는 고객수가 10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그때쯤 세계인구의 7명중 1명이 고객이 되는 것이다. 이번 합병에서 양사는 시티그룹의 주식을 반반씩 소유하기로 했다. 존 리드 시티코프회장과 샌포드 웨일트래블러스회장은 시티그룹의 공동회장및 공동 최고경영자(CEO)가 된다. 회사로고는 트래블러스그룹의 "빨간 우산"마크를 그대로 쓴다. 남은 문제 =시티그룹이 공식 출범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하나 있다. 은행과 증권업의 병행을 금지하는 미국의 "글래스스티걸법"이 그 산이다. 지난 93년에 금융기관의 겸업을 허용하자는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6년째 의회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내달에 하원에서 다시 이 개정안이 논의될 예정이나 쉽사리 통과될 것 같지 않다. 이익단체들의 반대 로비가 심하기 때문이다. 양사의 합병승인은 중앙은행인 연준리(FRB)의 몫이다. FRB는 이 법을 최대한 관대하게 해석, 시티그룹의 탄생을 저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이 법이 개정되기 전까지 양사는 시티그룹을 지주회사로 설립한후 그 밑에 시티코프와 트래블러스그룹을 두고 은행업과 보험증권업을별도로 운영해야 한다. 양사는 빠르면 이달중 시티그룹을 지주회사로 발족시킬 계획이다. 현행법에선 이경우 2년간 영업을 허용해주도록 돼있다. 그 후에는 1년씩 3차례까지 이같은 회사형태를 연장할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최장 5년동안 양사가 완전히 하나로 통합되지 않은 준합병기업으로 영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미와 파장 =은행과 증권.보험의 만남이 이번 합병의 최대 의미이다. 미국에서는 은행과 증권.보험업이 하나로 통합되기는 처음이다. 이로써 고객은 한 곳에서 은행계좌개설 신용카드발급 보험가입 뮤추얼펀드가입 등 모든 금융업무를 볼수 있게 됐다. 미국에도 "원스톱 금융슈퍼마켓"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로써 시티그룹은 도쿄미쓰비시은행, 도이체방크, 스위스유니언은행등과 국제자본시장에서 불편없이 경쟁할수 있게 됐다. 양사합병은 앞으로 세계각국의 은행과 증권.보험사들간의 인수합병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월가에서는 체이스맨해튼은행이 메릴린치와 합병을 모색하고 있다는 설이 분분했다. 단기적으로는 시티코프와 트래블러스합병으로 이 둘의 합병설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 중장기적으로는 BOA 아메리칸익스프레스 J.P모건 리먼브러더스등도 합병인수대열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 세계 10대 금융기관 규모 ]] (억달러, 97년 기준) 1순위 : 시티그룹(미국) - 총자산 6,970 - 주식싯가총액 1,360 2순위 : 도쿄미쓰비시은행(일본) - 총자산 6,910 - 주식싯가총액 560 3순위 : UBS(스위스) - 총자산 6,630 - 주식싯가총액 680 4순위 : 도이체방크(독일) - 총자산 5,700 -주식싯가총액 400 5순위 : HSBC(영국) - 총자산 4,010 - 주식싯가총액 540 6순위 : 체이스맨해튼은행(미국) - 총자산 3,360 - 주식싯가총액 570 7순위 : ING(네덜란드) - 총자산 2,780 - 주식싯가총액 530 8순위 : 네이션스은행(미국) - 총자산 2,650 - 주식싯가총액 700 9순위 : 뱅크아메리카(미국) - 총자산 2,600 - 주식싯가총액 570 10순위 : 아메리칸 인터내셔널그룹(미국) - 총자산 1,480 - 주식싯가총액 880 [[ 세계 금융기관 M&A동향 ]] 스위스 유니언은행 + 스위스 뱅크코퍼레이션 스위스 취리히 + 영국BAT 프랑스 메리타 + 스웨덴 노르드방겐 이탈리아 칼리폴리 + 이탈리아 암브로 베네토 일본 도쿄은행 + 일본 미쓰비시은행 프랑스 크레디로칼 + 벨기에 크레디 코메르시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