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로 수출연다] 자동차 부품업계 QS9000 '비상'

미국 자동차업계가 QS9000(Quality System Requirements)인증을 요구하면서국내 자동차부품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QS9000인증을 받지 못하면 기존의 납품자격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납품기회도 얻지 못하게 될 판이다. 아무리 기술력과 품질이 우수해도 이 인증서가 없으면 더이상 미국 자동차회사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없다는 얘기다. 국내 자동차부품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QS9000인증제도는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3대 자동차메이커(빅3)가 ISO9000을 기초로 자신들에게부품을 납품하고 있거나 납품을 희망하는 기업들에 요구하고 있는 품질보증체계 기준을 말한다. QS9000은 지난 94년 미국품질관리학회(ASQ)의 자동차부문회의에서 공식 발표됐다. 자동차회사들의 서로 다른 규격과 요구사항을 통합, 납품업체의 공정결함을예방하고 중복심사부담을 줄여주자는 것이었다. 실제로 QS9000인증이 도입되면서 빅3의 납품업체 심사과정이 16단계에서 8단계로 축소되고 소요시간도 약 2년에서 1년으로 줄어들었다. 크라이슬러는 지난 96년 8월부터 부품 납품업체가 의무적으로 인증을 획득하도록 했으며 GM도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있는 공장(99년12월)과 델코전자(98년7월)에 납품하는 업체를 제외하곤 올해부터 반드시 QS9000인증서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 포드의 경우 올해부터 호주공장에 납품하는 업체는 의무적으로 인증을 획득하도록 했다. 현재 QS9000인증제도는 빅3이 설치한 전담위원회에서 각 국의 인정기관을 승인하고 이들이 다시 인증기관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97년 7월까지 승인받은 인정기관은 영국 UKAS, 독일 TGA, 미국 RAB,일본 JAB 등 22개이며 우리나라에서는 96년9월 한국품질환경인증협회(KAB)가 인정기관으로 승인받았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6월 한국품질인증센터를 시작으로 한국능률협회인증원 산업기술시험평가연구소 한국환경품질인증지원센터 한국생산성본부인증원 등총 5개 기관이 KAB로부터 QS9000인증업무를 승인받았다. QS9000인증제도는 빅3의 주장대로 부품업체의 품질시스템 향상과 원가절감등 상당부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자동차업종의 대외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술인프라를 구축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현재까지 국내 자동차부품업체중 QS9000인증을 취득한 곳은 40여개에 불과해 수출기업이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ISO적합성평가위원회(CASCO) 태평양지역인정기구(PAC) 등 국제기구들도 QS9000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등 전세계적인 자동차부문 품질보증체제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칫 새로운 무역장벽이 생겨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국내 자동차부품 업체들이 수출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품질시스템개선과 QS9000인증획득에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메이커들도 자체적인 품질보증제도를 적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QS9000인증획득은 부품업체의 사활을 좌우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