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면톱] 2여권, 경기지사 후보공천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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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 지방선거에 내세울 광역단체장 후보 선정 문제를 놓고 김대중대통령과 김종필 총리서리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이같은 기류는 새정부 출범후 공동 집권세력인 자민련이 정국운영에서 다소 소외되는가 하면 각종 인사에서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고있다는 당내 불만과도 맞물리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여권 내부의 갈등으로 증폭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전망이다. 자민련은 13일 국민회의 주도의 수도권 광역단체장 공천방안을 백지화,원점에서 재검토키로 선회했다. 그동안 양당간의 "몫" 정리는 서울과 인천은 국민회의측이, 경기도는 자민련이 공천하는 쪽으로 정리되는 듯 했다. 김대통령이 사실상 낙점한 임창열 전경제부총리를 자민련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영입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말을 아껴오던 김총리서리가 막판에 제동을 걸고 나왔다. 아예 경기도를 포기하고 인천시장 후보 공천권을 갖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김총리서리는 최근 최기선 인천시장에 내심 관심을 표했고 김용환 부총재 등도 이에 적극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총리서리는 이같은 강경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나 자유경선을 통해 경기도지사 후보를 결정하자는 뜻도 내비쳤다. 경기도 위원장들이 청구동자택을 방문, 임전부총리 영입조건으로 당내 자유경선을 내세우자 "그런 방안도 바람직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치권은 김총리서리가 "임전부총리의 자민련 공천 카드"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배경에 관심을 쏟고 있다. "임 카드"에 대한 김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거듭 확인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초에는 김용채 부총재에 대한 인간적 정리와 후보 결정과정에서 소외된데 대한 불만 차원으로만 생각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단순 시위용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총리서리는 지난 11,12일 박총재에게 "임카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데 이어 "불가"입장을 분명히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총리서리 측근들은 이를 "여권핵심부의 정국운영 방식에 대한 누적된 불만 표출"로 해석했다. "최고권력자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김총리서리가 이처럼 김대통령의 뜻을 정면 거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김총리서리가 자신의 총리 임명동의 문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여권핵심부에 대한 간접적인 질타가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서리체제가 길어지는 김대통령의 "정국운영 방식"에 불만이 많을 가능성도 높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