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인들 "한국은 아직도 투자하기 어려운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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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투자하기 어려운 나라" 경제정책이 어디로 갈지가 불투명하고 노사분규가 우려된다는 것. 혜택도 많지 않고,선진기술 같은 특정분야만 요구해 구미에도 당기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일본 규슈의 미야자키에서 열리고 있는 제30회 한일경제인회의에 참석한 일본경제인들이 한결같이 제기한 한국투자의 문제점들이다. 무엇보다 걱정하는 것은 노사분규. 금융위기 이후 정리해고를 도입한데다 기업들이 임금과 사업조직을 대대적으로 줄이면서 마찰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상황이 심각한데도 정부나 기업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생각을 않고 있어 더더욱 불안감을 키운다고 밝혔다. 각종 개혁조치의 향방도 투자를 머뭇거리게 만드는 요인. 경제제도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는데 정책창구가 분명하지 않고 곧바로 뒤집어지는 일도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가뜩이나 행정규제와 정부개입이 많은 나라에서 정책까지 투명하지 않아 당분간은 관망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전반적인 외국인투자유치 정책부재도 꼬집었다. 스미토모상사의 관련인사는 "슈퍼마킷이나 백화점같은 것은 일본으로부터 배울것이 없다는 이유로 투지허가가 나올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신청서제출을 아예 포기했다"며 한국은 선진기술유치 이외에는 관심을 두지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오야먀대학의 후카가와 유키코교수(경제학부)는 "일본의 해외투자중 생산이관형 투자는 아세안국가로, 노동집약형 공정이관은 중국으로, 신규시장개척형은 인도로, 글로벌비즈니스 지원기능은 홍콩 대만 싱가포르로 각각 가고 있다"며 "한국은 어느범주에도 속하지 않아 결국 투자대상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요타자동차 관계자는 "한국소비자들의 외국상품에 대한 거부감으로 선뜻투자를 결정할수가 없다"는 점을 들었다. 한국내수용 투자도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이밖에 투자한 기업의 사후관리에 정부당국이 무관심하다거나 다른 경쟁국에 비해 투자조건이 나쁘다는 비판도 많이 나왔다. 미쓰이물산의 참석자는 "한국은 사업하기가 어려운 나라라는 고정관념이 있다"며 "한국이 이렇게 바뀌었다"고 백번 선전하는 것보다 한개의 커다란 투자성공사례를 만드는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