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면톱] 단일시장 창설 순탄치 않다..미주 34국 정상회담

미주지역 34개국가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FTAA(미주자유무역지대)가 실현되기엔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관련국가들간에 경제력 차이가 너무 큰데다 과거역사로 인한 불신의 앙금도남아있다. 자국에 유리하게 협상을 끌고 가려는 파워게임도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미주대륙 정상들은 18일(현지시간)부터 칠레의 산티아고에 모여 FTAA실현을 위한 방안을 협의했다. 각국의 적극적인 지지를 확인했지만 앞으로 가야할 길이 더 멀다는 사실도재삼 인식한 회의였다. 먼저 FTAA 협상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확보해줄 대통령의 신속처리협상권(Fast-track)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미주 전체가 단일경제권이 되면 고용시장을 상당부분 빼앗길텐데 대통령에게 모든 결정권을 줄 수는 없다는게 미국의회의 인식이다. 반대론자들은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 출범이후 많은 기업들이 멕시코로 공장을 옮겨 미국의 실업자가 늘어났던 전례를 든다. 신속처리권 해결이 지연되면서 일부 중남미국가들은 FTAA 결성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인식을 갖게 됐다. 북미와 남미의 대표격인 미국과 메르코수르의 갈등도 넘어야 할 과제다. 지난 97년5월 회의에서도 미국은 협상을 빨리 이끌기 위해 일괄적 협상을 주장한데 반해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메르코수르는 급격한 관세인하에 따른무역수지 악화를 우려,단계적 협상을 강조했다. 이런 주장에는 무역자유화로 미국에 필요한 자원만 대주고 중남미는 미국의상품시장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깔려 있다. FTAA 협상이 진행중인 와중에도 메르코수르와 안데스공동체가 통합계획을 전격 발표하는 등 세과시를 하는 것도 그래서다. 메르코수르는 유럽연합(EU)과 손잡는 계획까지도 거론하고 있다. 칠레는 이미 남미국가및 캐나다 등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다. 클린턴 대통령이 에두아르도 프레이 칠레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FTAA순항을 위해 주변국과의 공동체 창설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다. 남미각국이 무역자유화 조치를 후퇴시키는 것도 문제다. 아시아위기 때문이다. 메르코수르는 지난해 11월 일반관세를 평균 12%에서 15%로 올렸다. 브라질은 수입허가제를 부활시켰다. 브라질은 특정 상품에 수입허가를 요구하는 제도를 부활시켰다. 칠레도 관세율인하계획을 취소했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일부 장애물이 있기는 하지만 결국 미국이 주도권을 잡아 협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폴 지그먼드 프린스턴대 교수)이라는 낙관론이 크게 힘을 얻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