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을 해외세일즈 거점으로" .. 달라진 재외공관장 회의

"공항영접은 이제 그만. 골프는 현지 기업인과 쳐라" 20일 세종로정부청사 대회의실에서 개막된 재외공관장회의에서 박정수 외교통상부장관이 강조한 대목이다. 대표적 연례행사의 하나였던 재외공관장회의가 새정부들어 확연히 달라졌다. 과거 정무위주였던 공관장회의가 이제는 온통 통상.진흥 극대화에 촛점을 맞추고 있어서다. 투자유치와 수출증대에 모든 외교역량을 집결하자는 게 이번 회의의 최대 관심사였다. 공관장회의 주제 자체를 바꾼 장본인은 박장관. 그는 개회사 서두부터 공관장들이 IMF 극복을 위해 솔선수범해 달라는 질책성 주문으로 운을 뗐다. 박장관은 "EU대사들이 거의 매일 기업인 은행가들을 만나는 등 세일즈 외교에 주력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 공관장들은 지금까지 공항영접에 신경을 쓰고 골프를 쳐도 교민들과만 해왔다"고 지적하고 외교관들의 행동지침을 지시하기 시작. 그는 "대사관저를 세일즈 외교의 근거지로 활용하고 이를 위해 현지 기업 은행가들을 초청해 매주 2회이상 오찬과 만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박장관은 또 공항영접은 앞으로 최소화하고 골프는 투자유치에 보탬이 되는 현지 기업 외교관들과 할 것을 요청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 이번 공관장회의에선 6일간의 일정중 첫날 국내정세와 안보분야 토론을 제외한 나머지 5일을 경제 통상분야에 할애했다. 21일에는 김태동 청와대경제수석과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이 경제연찬회에 참석, 투자유치를 위한 공관장들의 역할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일 예정. 또 조지 터너 모토롤라코리아회장이 외국인의 눈을 통해 바라본 국내투자여건의 문제점을 영어로 적나라하게 밝힐 계획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