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7일자) 돌아온 선거철 밀리는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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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선거법 개정안이 지난 24일 국회에서 처리됨에 따라 정국은 본격적인 지방선거 국면으로 돌입했다. 오는 6월4일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는 16명의 광역단체장과 6백90명의 광역의원, 2백32명의 기초단체장과 약3천5백명(시도조례로 확정)의 기초의원이 선출된다. 특히 이번 선거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선거결과에 따라 정치권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크고 경제적으로도 위기극복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국가경제가 IMF관리하에 놓여있는 위기상황에서 치러지고 있는만큼 예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지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우선 강조하지않을수 없다. 벌써부터 선거과열의 기미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치열해지는 공천경쟁이 그 시작이다. 정치권의 최대쟁점으로 떠오른 정계개편도 지방선거와 무관치않다고 보면 여야대치정국이 심화되고 그로인한 정치불안조성도 걱정거리중의 하나다. 가뜩이나 우리경제의 위기극복에 대한 외국인들의 신뢰가 엷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정치불안이 심화될 경우 제2의 환란을 초래할 위험마저 있다. 그런점에서 선거를 앞둔 여야는 정치활동의 가치판단기준을 당리당략보다 국가경제의 신뢰회복과 사회안정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할 것임을 강조해 둔다. 우리선거의 고질적 병폐인 금품살포등 혼란양상과 무책임한 지역개발공약등의 부작용도 과거의 예로보아 걱정하지않을수 없다. 통합선거법에서 지방의회의원 정수를 대폭 줄인 것은 선거에 드는 비용을 줄이자는 뜻이다. 그러나 돈안드는 선거는 후보자 개개인들의 사고방식이 바뀌지않으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진정한 정치개혁은 지역구나 의원수를 몇개 줄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정치인들의 의식개혁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선거과열은 지금의 우리 경제현실로 보아서는 독약이나 다름없다. 최근의 경제동향은 심상치 않다. 지난 3월말현재 실업자가 1백40만명에 육박했다는 당국의 집계가 나왔고 그나마 다행스럽게 여겨왔던 경상수지흑자가 이달부터 기대만큼 늘지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여기에 선거과열의 낭비가 가세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는 자세한 설명이 필요치않을 것이다. 선거를 치를 때마다 정부의 경제정책이 정치논리에 휘둘려왔던게 과거의 경험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그같은 경험이 되풀이 되지않도록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국내외 여건으로 보아 우리경제는 지금 위기극복 성패의 갈림길에 서있다. 정부는 선거에 상관없이 이미 제시된 실업대책과 경제구조조정등 정부시책을 차질없이, 그리고 실효성있게 추진해야 한다. 정책결정의 우선순위를 보다 확고하게 재정립하고 정책집행력을 높임으로써 정책에 대한 신뢰를 제고시키는 일도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