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면톱] '프리미엄' 상품이 사라진다 .. 시장 고사위기

식품및 주류시장에서 고품질, 고가격을 표방한 프리미엄급 상품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극심한 경기침체와 임금삭감, 실업증가등으로 서민가계의 실질구매력이 크게 줄어들면서 프리미엄급 상품의 인기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프리미엄급상품은 소비자들의 고급화된 입맛에 힘입어 꾸준히 시장을 넓혀왔으나 IMF사태이후 올들어 판매부진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소비거품이 빠진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근과 같은 불황이 장기화될 경우 프리미엄급 상품의 시장자체가 유명무실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식품의 경우 한때 상당한 인기를 끌며 일반우유보다 50%이상 비싸게 팔렸던 저온살균,고칼슘우유의 판매가 크게 줄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다우우유의 생산을 중단했으며 매일, 서울우유,빙그레 등도 프리미엄급우유 판매가 최고 30%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칠성은 일반오렌지주스보다 30%비싼 프리미엄델몬트 주스의 판매가 20%이상 줄어들었다. 아이스크림은 유지방12%이상의 프리미엄급 제품 판매가 올들어 30%이상 준 반면 부라보콘등 중저가 양산제품은 잘 팔리고있다. 소주 역시 프리미엄 제품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생산을 중단하거나 판매가급감한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두산경월은 지난96년부터 시판한 청산리벽계수 소주의 생산을 지난 연말부터 중단했다. 프리미엄급 소주의 인기에 불을 당긴 진로의 참나무통 맑은 소주 역시 올1.4분기 판매량이 지난해동기보다 약40% 줄어든 70만상자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IMF불황한파로 인한 타격은 고급위스키와 고급맥주시장에도 불어와 위스키는 1.4분기 판매량이 49만6천상자로 지난해동기보다 무려 40%가량 감소했다. 최근 2-3년간 국내 고급맥주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했던 밀러, 코로나,하이네켄등 직수입맥주는 올들어 시중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에따라 판매량도 지난해의 10%수준에도 못미칠 것이라는게 업계의 추정이다. 이같은 프리미엄급 상품의 인기퇴조와 달리 소비자들로부터 홀대를 받았던 할인점의 PB(자체상표)상품과 중저가상품은 날개돋친듯 수요가 늘고 있다. E마트측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외면받았던 자체상표의 식용유, 치즈등이 유명업체 제품을 누르고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고 밝히고 있다. 박수용 신한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이같은 현상은 대다수 가정이 가계비 긴축을 중요시하는 소비문화가 정착되고 있는 까닭"이라며"앞으로는 싼가격과 필수기능의 제품이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