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MBC '그대...' 후속 '마음이 고와야지' 첫선

지난주 막을 내린 MBC 주말연속극 "그대 그리고 나"의 후속으로 "마음이 고와야지"(극본 이희우, 연출 정문수)가 이번 주말 첫선을 보인다. 숱한 화제를 뿌리며 시청률 1위자리를 내놓지 않았던 인기 프로그램을 이어받아서인지 MBC로서는 새 드라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베테랑 작가 이희우(58)씨와 드라마국 제작위원 정문수PD(56)를 내세운 것만 봐도 MBC가 이 드라마에 어느 정도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마음이 고와야지"는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홈 코믹물. 자동차 정비공장을 운영하는 김필호(김무생)와 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강진진(선우용녀), 두 집안의 이야기를 웃음으로 엮어낸다. 손창민 이종원이 김필호의 두 아들역을 맡고 강진진의 세 딸로 이승연 이혜영 장진영이 출연한다. 정PD는 "이희우씨가 예전에 집필한 "딸 부잣집"의 분위기를 연상하면 될 것"이라고 이 드라마의 성격을 설명했다. 손창민과 이승연의 애정을 중심축으로 한 두 집안의 갈등을 가벼운 터치로 그려 주말 저녁 채널을 고정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마음이 고와야지"는 시청률을 지나치게 의식, 기획 단계에서부터 수차례 대본을 수정하는 진통을 겪었다. 젊은이들의 사랑과 야망을 주제로 첫 대본이 만들어졌으나 "분위기가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홈 코믹물로 급선회했다. 이 바람에 처음 공수부대 장교역이었던 손창민이 지난 2월 눈 속에서 추위에 떨며 촬영한 장면들이 모두 "허사"로 돌아가 버리기도 했다. 대본이 자주 바뀌다보니 배역도 급작스럽게 결정될 수 밖에 없었다. 이 탓에 일부 배우들은 지난주 첫 촬영에서 아직 자신의 캐릭터를 완전하게 소화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시청률 지상주의"를 보는듯 해 뒷맛이 개운치않다. 어쨌든 "그대 그리고 나"의 인기를 잇기 위한 제작진의 애처롭기까지한 노력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