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9일자) 400선도 위태로운 증시

주가가 연6일 내림세를 보인 끝에 28일에는 장중 한때 400선마저 무너졌다. 정말 걱정스럽기만 하다. 주가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전체 경제운영의 결과이고, 동시에 대표적인 경기선행지표다. 그것이 3개월여만에 한때나마 다시 300대로 주저앉는 양상을 나타낸 까닭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27, 28일중 주가가 내린 것은 우리나라 뿐은 아니다. 금리인상설로 미국주가도 떨어졌고, 경기대책에 대한 실망감과 미국주가 하락영향이 겹쳐 일본주가도 내렸다. 그러나 최근의 국내주가 움직임을 그런 식으로 피상적이고 평면적으로 풀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작년 12월 국제통화기금(IMF)이 구제금융프로그램에 합의한뒤 증가세를 보이던 외국인의 주식 및 채권투자는 최근들어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의 국내채권 매입액에서 매도액을 뺀 순매수규모는 1월 3천3백억원2월 8천3백45억원, 3월 1조7천8백60억원으로 늘어나는 추세였으나 4월들어서는 오히려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주식투자도 양상은 비슷하다. 2월 2조1천8백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한뒤 3월에는 5천4백억원, 4월들어서는 25일까지 1천88억원으로 그 규모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이처럼 등을 돌리면서 주가가 계속 내려앉고 있는 셈이다. 그 이유는 너무도 분명하다. 한마디로 경제가 호전되는 기미가 없기 때문에, 말만 요란할 뿐 가시적인 구조조정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러하다고 봐야한다. 우리 경제가 현재의 위기상황을 벗어나려면 수출과 외국인직접투자를 늘리는 것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바로 그렇게 중요한 수출과 외국인투자실적을 뜯어보면 왜 외국인투자자들이 순매수를 줄이고 있는지, 왜 주가가 계속 내림세인지 원인을 쉽게 알수 있다. 4월이후 수출증가율은 5%선에 머물러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또 외국인 직접투자도 말만 요란할 뿐이다. 3월말까지 외국인 직접투자금액은 5억7천만달러로 작년 같은기간보다 73.1%나 줄었다. 특히 미국 및 유럽계 자본의 직접투자감소가 두드러진다. 이런 국면에서 주가가 내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갖가지 제도개선방안이 말만 요란할뿐 "현장"에서는 바뀐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이미 여러차례 되풀이된 외국기업인들의 불평이다. 오늘의 증시상황은 정말 우려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그동안 계속 강조해온 "구조조정"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주가로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주가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구조조정작업이 계속 담보상태를 헤멘다면 정말 우려해야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는걸 되새길 필요가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