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건설 회생계획] '경영권포기 어떤 의미 담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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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가 7일 발표한 회생계획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던진 마지막 카드이다. 최원석회장 스스로도 "동아건설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떤 희생도 치룰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동아가 경영권 포기라는 배수의 진을 쳐야하는 상황으로까지 몰린 것은 외환위기 등으로 촉발된 금융경색으로 동아건설의 자금난이 악화돼 더이상 버틸 수없게 됐기 때문. 특히 5억달러의 외자차입에 대한 지급보증과 3차 협조융자 신청이 제대로받아들여지지 않자 더이상의 금융권 여신이 어렵다고 판단, 마지막 카드는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동아의 생사여탈권은 따라서 채권은행단으로 넘어가게 됐다. 동아는 당장 수혈이 이루어지지 않은한 넘어질 수밖에 없는 상태라는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동아가 이날 발표한 회생계획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대한통운을 팔겠다는 것. 대한통운은 자산(6천5백억원)과 영업권을 포함하면 회사가치가 모두 1조원이 동아의 알짜 계열사다. 동아는 이 회사가 국내사에는 매각이 어렵다고 보고 외국사에 팔아넘기겠다는 계획까지 내보이고 있다. 다음은 최 회장 보유주식의 매각과 인천매립지 개발권의 정부위임. 최 회장은 동아건설 3백43만주(8%), 대한통운 1백16만주(5%), 동아증권 1백38만주(9%) 등 계열 상장사 주식 2백억원어치와 동아생명 주식 1백48만주를 갖고 있다. 김포매립지의 개발권 위임은 매립지 개발을 무리하게 밀어부치다 동아건설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몰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아는 매립지를 개발하기 위해 최근 프라이스 워터하우스를 통해 매립지 용도변경을 조건으로 40억달러를 들여오는 계약까지 맺었다. 동아는 당초 이 정도의 외자도입이면 그룹의 회생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하고 정부에 용도변경을 강력히 요구했으나 정부가 완강히 반대하고 나서 계획이 틀어지게 됐다. 동아는 이밖에도 동아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서소문 사옥을 비롯해 신도림사업소 천안.부산.창원공장, 부천 임대 아파트, 용인 기술연구소, 부천 시티백화점 등 3천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헐값이라도 팔겠다고 말하고 있다. 또 용인 김포 파주 남양주 등 44만평의 택지도 "본체"를 살리기 위해서는 과감히 매각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같은 동아의 회생계획에 대해 금융권의 반응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서울은행 관계자는 "최 회장의 보유주식은 이미 1월 협조융자때 주식양도 및 포기각서를 이미 써냈으며 인천매립지도 담보로 잡혀 경영개선에 별도움이 안된다"고 덧붙였다. 동아의 회생여부는 결국 채권단이 어떻게 방향을 잡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