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I면톱] 컨설팅업체 '위기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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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외환위기로 거의 모든 업종이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유독 컨설팅업체들 만은 활황을 거듭하고 있다. 기업들의 경영활동을 마비지경에 빠트린 외환위기가 오히려 컨설팅업체들에는 전례없는 사업호기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 외환위기로 새로운 사업환경에 맞는 경영전략을 짜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컨설팅업체들이 활황을 구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대부분 기업들이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대규모 감원과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데 반해 컨설팅업체들은 오히려 인력확충과 사업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컨설팅업체들은 컨설팅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아시아지역에 새로운 사무소를 오픈하거나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있다. AT커니는 올연말까지 아시아 지역에 2개의 사무소를 새로 열 계획이다. 런던에 있는 PA컨설팅 그룹도 현재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컨설턴트수를 80명에서 조만간 1백40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처럼 컨설팅업체들이 사업확장을 꾀하자 보다 유능한 컨설턴트를 스카웃하려는 업체들간 경쟁이 "이전투구"양상으로 번져가고 있다. 덕분에 컨설턴트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미국 컨설팅업체인 얼로멧 파트너스사의 개리 브룩스 사장은 "사업확장으로유능한 인력은 고갈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높은 연봉을 주고도 사람구하기가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외환위기로 아시아 근로자가 하루에도 수만명씩 거리로 내몰고 있는 상황에서 활황을 누리고 있는 컨설팅업체와 높은 몸값에 팔려가는 컨설턴트들은 "무풍지대"에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