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 자유기업센터소장 '구조조정 어떻게하나' 주제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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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구조조정은 개별 은행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며 정부는 개입을 자제하고 시장원리에 맡기는게 온당하다"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비합리적인 근거에서 무리하게 밀어붙여서는 안되며 구조조정에 따르는 거래비용을 대폭적으로 낮추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12일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개최한 "기업 금융 구조조정 세미나"에서 공병호자유기업센터소장은 "구조조정 어떻게 할 것인가"란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이같이 밝혔다. 발표내용을 요약한다.------------------------------------------------------------------------ 구조조정은 한국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생산성이 낮은 분야를 손질해서 높은 분야로 만드는 일련의 시스템을 개조하는 작업을 뜻한다. 구조조정 순서는 공공분야와 금융분야가 먼저고 뒤이어 기업분야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새정부의 구조조정 의지와 능력을 판가름할 수 있는 것은 공공부문의 구조조정이다. 80년대 구조조정에 성공했던 어느나라를 보더라도 공공부문에 대한 과감한조정없이 구조조정에 성공했던 나라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이뤄질 금융부문 구조조정을 위해선 첫째 이해당사자들에게 책임을 묻는게 중요하다. 은행의 주주는 감자, 예금자보호는 최소한의 보호, 임직원은 인원및 점포정리를 선행하도록 해야 한다.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금자에게도 은행을 선택하는데 따르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둘째 시중은행의 정부지분을 일반에게 매각토록 해야 한다. 현재 내국인들에 대한 차별적 조치, 예컨데 10%이상 지분매입 금지조항 등을 폐지하고 내외국인을 구분하지 말고 은행의 정부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이에따라 지배주주가 형성되면 지배주주 중심으로 은행의 대형화 작업이 가속화될 것이다. 셋째 의도적으로 외자계 시중은행의 등장을 허용해야 한다. 우선 당장 실시할 수 있는 은행은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이다. 외자계 은행의 등장은 선진 금융기법의 전수와 함께 금융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정.관.경의 유착관계인 담합구조를 깨뜨림과 동시에 시중은행의 실질적인 정상화에 기여할 것이다.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은 개별은행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개별은행은 부실채권으로 판정된 부분에 대해서 유형별로 정리작업을 진행하거나 자산 운용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거액의 대출을 안고 있는 기업들을 상대로 채권상환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는 두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우선 구조조정의 타킷은 재벌이 아니라 부실기업이라는 점이다. 다음은 철저하게 시장경제원리에 입각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 문제가 급하다고 은행이나 정부가 몇개의 일률적인 잣대로 기업을 분류하고 이에 준해서 우량기업과 불량기업을 나눠 구조조정을 강행하는건 바람직하지않다. 기업의 구조조정은 채권자인 은행과 채무자인 기업들에게 맡기도록 해야한다. 결론적으로 정부가 직접 개입이나 획일적인 방법으로 강요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부실기업 구조조정방안이 등장하게 된다. 정부는 급하다고 기업을 닥달하지 말고 우선순위를 밝히고 공정한 원칙을 천명해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