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반덤핑 : 수출전선 '최대 복병'

반덤핑 제소가 철강 수출의 최대 걸림돌로 등장하고 있다. 우리 철강업계가 IMF위기 극복을 위해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주요 수입국들의 견제도 그에따라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들어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규제 움직임은 미국 EU등 선진국은 물론 인도네시아 필리핀 멕시코등 개발도상국에까지 번져 자칫 우리 철강업계가 "사면초가"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최대 수출대상국인 미국의 경우 지난 3월말 이미 2건의 반덤핑 제소를해놓고 있다. 카펜터 테크놀로지등 10개 업체가 한국산 스테인리스 선재제품에 대해 최고 78%의 마진율로 반덤핑 제소한데 이어 암코등 4개 특수강업체와 미국 철강노조가 공동으로 스테인리스 후판에 대해 최고 52.69%의 덤핑마진율로 제소한 것. 특히 미국 철강업계의 이번 제소는 최종 판정에서 실익을 거두려는 목적보다 당장의 수입억제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돼 우리 업계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따르면 철강 관련 반덤핑 제소는 24건으로 총 소송건수의 83%를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 10년간 승소율은 46%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를 반증해 준다. 정확한 피해여부를 떠나 무조건 소송부터 제기해 상대방의 기를 꺾어 놓겠다는 횡포라는 지적이다. 미국 철강업계는 또 올 상반기중 냉연강판등 나머지 제품에 대해서도 반덤핑 제소를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우리 업계의 대미수출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EU는 스테인리스 강판의 수입물량이 급증하고 있는 데 대해 한국등 아시아산 수입철강재의 덤핑제소를 위해 자료수집을 벌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EU업계는 올 1.4분기 가격인상을 검토했으나 수입증대로 가격인상은커녕 가격을 내려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되자 촉각을 더욱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도 우리 냉연제품의 국내가격과 수출가격에 격차가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등 개발도상국까지 향후 반덤핑 제소 가능성을 들먹이며 한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 인도네시아는 지난 3월 한국 일본등 4개국 철강업체의 석도강판에 대해 덤핑 제소, 조사가 진행중이다. 또 대만은 우리의 철강협회격인 강철공업동업공회가 지난 3월초 한국산 선철에 대해 덤핑 증거수집을 벌이고 있으며 작업이 끝나는 대로 제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포항제철의 경쟁업체인 대만 CSC도 한국업체들이 냉연제품의 수출가격을 국내 가격보다 t당 10~20달러 낮은 가격에 제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인도는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을 검토하고 있으며 멕시코도 아시아산 제품의 덤핑방지를 위해 수입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