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메이저대회 우승] '김흥구 기자가 본 우승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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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는 그녀가 고국에 갚아야할 모든 빛을 청산했다. 그녀를 길러줬고 그녀의 골프를 태어나게한 한국에 그녀는 이번 미LPGA챔피언십에서의 센세이셔널한 우승으로 미국행의 의미를 다했다. 대회기간 내내 외신들은 박을 톱스토리로 다룰수 밖에 없었다. 미국의 CBS방송과 케이블TV인 골프채널도 선두권인 박의 골프를 줄곧 화면에 담아야 했고 여타 미국의 방송 신문들도 박의 골프를 "신기한듯"분석했다. 메이저대회가 아니었다면 그 열기가 다소 덜했을지 모른다. 박은 메이저라는 가장 결정적 대회에서 가장 결정적인 골프로 한국을 세계에 알렸다. 골프선진국은 그 모두가 경제 선진국이자 사회적 선진국이다. 미국 영국 일본 호주 스웨덴 등이 그렇다. 적어도 경제나 사회가 불안한 나라가 세계적 골프스타를 배출한 적은 없다. 바로 그런면에서 "코리언" 박세리는 IMF 등 부정적이고 불쌍하기만한 한국의 최근 이미지를 더할수 없이 절묘한 방법으로 개선시킨 셈이다. 그것은 수천 수만의 외교관보다 더 큰 힘이고 자동차 몇백만대를 판 것보다더 값진 소득.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박세리가 이번에 거둬들인 순익은 숫자적 계산이 무의미할 정도로 투자액을 상회한다. 여기에 왜곡되기만한 국내에서의 골프이미지 개선과 골프 그자체의 대중적부각까지를 감안하면 박세리의 이번 역할이 더 두드러질수 밖에 없다. 꿈으로만 여겨졌던 한국선수의 메이저 우승. 그 꿈을 현실화 시키며 온 국민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 준 박세리와 그녀를 스폰서한 삼성측에 박수를 보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