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지문제 책임 떠넘겨 .. '동아건설 처리 왜 표류하나'

동아건설 처리를 둘러싸고 정부 금융감독위원회 채권은행간 "책임떠넘기기"가 극치를 이루고 있다. 정부나 금감위 채권은행사이에선 "동아건설을 부도처리할 수는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동아건설처리의 핵심인 김포매립지 용도변경에 관한한 누구하나 "총대"를 매지 않으려하고 있어 뚜렷한 결론도 없이 마냥 표류하고 있다. 채권은행단 사이에선 "은행관리"를 최선의 방안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은 메아리없는 외침에 불과하다. 이에따라 동아건설은 자칫하면 "제2의 한보사태"로 비화, 기업과 은행은 물론 나라경제마저 수렁에 빠지게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금감위 채권단의 시각="동아건설을 깰수는 없다"는데 대체로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그동안 여러차례 "동아건설의 파장을 감안하면 깨기는(부도처리하기는) 힘든 것 아니냐"는 느낌을 피력해 왔다. 주채권은행인 서울은행의 신복영 행장도 "김포매립지 용도변경이 되지 않는한 추가 협조융자는 불가능하지 않겠느냐"면서도 "그러나 나라경제를 생각할때 섣불리 부도로 결론지을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청업체에 대한 파장, 대량 실업, 4조4천억원의 여신을 갖고 있는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때 부도처리는 힘들지 않겠다는 시각이다. 물론 동아건설에 대한 추가자금지원에 부정적 시각도 상당한건 사실이다. 부실기업정리라는 기업구조조정원칙에도 맞지 않고 김포매립지의 용도변경도 현실성이 없는 만큼 고통을 감수하고 원칙대로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땅히 책임질 기관이 없다=금감위는 동아건설 처리는 전적으로 채권단이알아서 할일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이헌재 위원장도 18일 오전 6대시중은행장과 가진 조찬모임에서 김포매립지용도변경 건의를 받고도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말하자면 "은행들이 알아서 하라"는 지침만 재확인한 셈이다. 그렇지만 공을 넘겨받은 은행들은 정부만 쳐다보고 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경제논리로만 따진다면 부도처리하는게 최선이지만 성격상 은행들이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포매립지 용도변경 등에 대해 정부가 성의를 표시하든지, 아니면 부도처리방침에 딴죽을 걸지 않는게 낫다는 주장이다. 쉽게 말하면 은행과 당국이 서로 공떠넘기를 하고 있다. 대안=김원길 국민회의 정책위의장은 이날 "채권은행단이나 인천천시가 매립지를 매입하는 방안과 함께 국가가 매립지를 공시지가 수준으로 사들여부채상환에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할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도 이를 최선의 방법으로 보고 있다. 김포매립지 개발을 통한 부채상환을 하지 않으면 동아건설의 생존이 불가능한 만큼 동아를 살리려면 이 길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여기에는 동아건설도 찬성하고 있다. 좀 더 나아가 "은행관리"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만 농림부와 농민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농림부는 지난 17일 저녁 ''채권은행단의 용도변경 요구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통해 "동아그룹의 부실경영에 따른 협조융자문제와 김포 매립지의 용도변경 문제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용도변경문제를 일축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