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복합단지] 제3부 : 오세아니아 (1) 시드니 '달링하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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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시 도심에 위치한 센터포인트타워. 고층 빌딩숲을 뚫고 우뚝 솟아있는 "지상 2백80m"높이의 위용이 주변을 압도한다. 타워 정상의 라운지에서 시드니시내를 내려다보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 달링하버(Darling Harbour). 태평양과 시드니시를 연결하는 관문이며 시드니시민은 물론 관광객이라면 한번쯤 꼭 들르는 명소로 호주 신대륙을 상징하는 복합단지다. 달링하버가 처음부터 이름처럼 사랑스러운 것만은 아니었다. 이곳은 항구와 철도터미널로 사용됐으나 도시가 팽창하면서 항구를 이전하는 바람에 본래 기능을 잃고 아무도 찾지 않는 황량한 땅으로 전락했다. 버려진 땅에서 피어나는 것은 범죄와 심각한 환경훼손뿐이었다. 80년대들어 호주경제가 호황을 누리면서 애물단지가 되버린 달링하버를 재개발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시드니시청과 뉴사우스웨일즈주정부는 개발방향을 놓고 회의를 거듭했고 시민을 대상으로 공청회도 수차례 가졌다. 시민들이 원하는 개발컨셉트는 엔터테인먼트와 액티비티 기능이 어우러진 복합단지. 시와 주정부는 여기에 업무 상업 문화기능을 부여한 개발방향을 정했다. 7만6천평규모 다링하버 개발사업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84년. 시청과 주정부는 우선 달링하버위원회를 발족, 힘을 실어주었다. 개발비용은 주정부가 9억5천만호주달러(1달러=0.63호주달러)를 대고 민간기업이 14억3천1백만호주달러를 투자하는 등 총 23억8천1백만호주달러. 주정부 자금으로는 컨벤션센터 전시관 퍼몬트대교 예술관 국립해양박물관 시드니박물관 등을 지었다. 민간자본은 페스티벌마켓 모노레일(다링하버~시드니도심간 운행) 수족관 스포츠센터 파나소닉아이맥스(IMAX) 세가(Sega)월드와 노보텔 아이비스 니코등 2천3백50여객실을 갖춘 6개 호텔을 짓는데 사용됐다. 호주유일의 카지노와 7개 대형 레스토랑, 1백50개 상점과 자동차 6천대 수용규모의 지상 주차장도 건설됐다. 달링하버가 문을 연 것은 사업착수 4년만인 88년 1월 16일. 23억달러를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불과 4년만에 완성된데는 달링하버위원회(DHA)의 역할이 컸다. 주정부 관계법령에 의해 조직된 DHA는 전권을 쥐고 자금조달에서부터 설계 시공에 이르는 재개발사업 전반을 담당했다. 이 기구는 독립기구로서 각종 시설물의 임대 및 관리, 마케팅, 행사유치등에 이르는 광범위한 업무를 수행한다. 외국자본을 과감히 유치한 것도 프로젝트 효율성을 높이는데 한몫 단단히 했다. 달링하버는 시드시경제를 떠받치며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많은 이익을 거둔다는 점에서 복합단지개발사업의 세계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시드니시민들이 1년에 달링하버를 찾는 횟수는 1인당 평균 8회. 또한 달링하버내에 직업을 갖고 있는 시드니시민이 3천8백여명에 이를 정도로 시드니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달링하버에 외자로 지어진 6개 호텔이 시드니와 뉴사우스웨일즈주에 주는 고용창출 및 관광객 유입 등 경제적인 효과는 지난 96년말 현재 9천3백만호주달러에 이른다"(스코트 크래빈 기획실장). 이에따라 DHA는 복합단지인 달링하버 개장 첫해부터 이익을 창출해냈다. 복합단지가 갖는 다양한 특성을 상품화한 경영, 즉 국제회의 등 각종 이벤트를 유치한 것이 비결이다. 달링하버에서 치러지는 행사는 한해 평균 1천건. 하루 평균 2.7건씩이다. DHA의 이같은 철저한 상업주의정신은 실제로 엄청난 성과를 거두며 이익과 직결된다. 각종 이벤트와 대회가 달링하버로 유인하는 관광객(비즈니스맨 포함)은 연 평균 1천3백50여만명. 이중 70%가 시드시시민이며 타지역 거주 호주인인 23%, 외국인 관람객이 7%이며 최근 외국인 관람객이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 달링하버를 찾는 외국인이 쓰는 비용은 하루 평균 6백9호주달러. 일반인들이 쓰는 액수의 7배를 상회하는 씀씀이를 유도한다. 샤론 토마스 이벤트메니저는 "달링하버는 시드니시민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달링하버는 시드니의 축제(Darling Harbour is Sydney''s Festival)다"라고 말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