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가 바뀐다] (1) 몸은 곧 '설비'..직장사회의 명암

IMF 한파는 한국경제만이 아니라 국민개개인의 구체적 삶 자체를 통째로뒤바꾸어 놓았다. 직장 가족 의식주 교육문화 국민의식 모두가 IMF 지배아래 이미 들어가있는 상태다. IMF체제 6개월을 맞아 이런 라이프스타일 변화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근본의미와 IMF시대를 살아가는 지혜가 무엇인가를 장기시리즈를 통해집중 조명해 본다. 이번 시리즈는 삼성경제연구소 등 국내 주요연구기관에서 내놓은 자료를참고로 했다. 시리즈의 주요 골격을 미리 소개한다.======================================================================= 평생직장에서 평생직업으로 =회사에 일생을 바치겠다는 "회사인간"은 더이상 존재하기 어렵다. 지금은 바야흐로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여 이회사 저회사에 자신을 세일즈하는 시대다. 물론 직업의 귀천도 없어지고 있다. "폼"나고 편한 일을 하는 직업이 좋은 직업이라는 인식도 엷어진다. 대신 "모든 일은 소중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재취업을 할 경우 현직위보다 낮은 데로 "하향지원"하겠다는 사람이 80%를넘는다는 조사도 있다. IMF시대에는 아프지도 말아야 한다 =몸이 좋지 못한 사람이 정리해고1순위다. 몸이 아파도 제대로 쉬지 못한다. 과잉노동에 따라 발생하는 과로사(Karoshi)라는 용어는 일본공용어가 아니다. 웹스터사전에 Karoshi로 등록된 단어는 Kwarosa(과로사)로 다시 등록될지도모른다. 과로사는 지난 92년 전체 산업재해사망자 2천4백29명중 9.3%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전체 산업재해사망자 2천7백42명중 24.1%인 6백60명으로불어났다. 앞으로 더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긴 힘들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건강이 샐러리맨의 설비투자이자 최후의 자산이 된 셈이다. 술자리가 사라진다 =직장에서 정이란게 사라지기 시작했다. "퇴근길 딱한잔"은 이미 옛추억이 되고 있다. 동료 선.후배간 인간관계도 파괴되고 있다. 직장내의 등산 축구 바둑회같은 동호인모임은 파리 날리기 시작한지 오래다. 또 기존의 연공서열및 공동체적 직장문화는 붕괴되고 경쟁적 수평적 직장문화가 대신 자리를 차지한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경쟁자, 그것이 IMF 직장동료다. 거래처 접대도 달라지고 있다. 또 외형보다는 수익성에 기업경영의 초점이 맞춰지면서 뇌물과 비리가 따르게 마련인 한국식 접대는 점차 설자리를 잃고 있다. 룸살롱 골프로 이어지는 한국식 접대는 글로벌스탠더드와는 너무 거리가 멀다는 뜻일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