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군부-관료 3파전..인도네시아 '겉은 평온 속은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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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공항이 다시 붐비고 있다. 떠났던 사람들이 속속 돌아 오는 중이다. 학생 5천명이 서수마트라 지방의회를 점거하는등 소규모 시위가 없지는 않았지만 인도네시아는 24일부터 평상시 모습을 회복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지적한다. 당장 이슬람과 군부, 테크노크라트의 3대 세력이 물고 물리는 권력투쟁을 벌여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칫 2억2백만명의 다민족 인구를 갖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심각한 내분에 빠질 가능성마저 거론되는 정도다. 하비비 대통령 집권후 처음 열린 25일 각료회의 역시 대통령 선거 일정과 경제 운용계획, 정치범 석방, 수하르토 책임추궁 문제를 둘러싸고 각료들 간에 의견차가 뚜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6일에는 휴버트 나이스 아.태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IMF 협상단이 자카르타를 방문해 하비비 대통령과 구제금융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지만 역시 갈등만증폭시킬 가능성도 커 보인다. 미국의 입장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수하르토 하야 이후 급부상하고 있는 정치그룹은 대략 세갈래다. 우선 아미엔 라이스를 정점으로 하는 이슬람 강경파 그룹을 들수 있다. 라이스는 이미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하는 등 공세를 펴고 있다. 회교인구는 전체의 90%나 된다. 두번째 그룹은 군부다. 특히 위란토 국방장관은 군부내 권력을 완전히 장악한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맞서는 중도 개혁그룹도 만만치 않다. 기난자르 경제장관을 정점으로 하는 경제각료들은 지난주말 하비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조기총선을 촉구해 주목받았다. 또 그동안 반수하르토 진영에 가담하는 등 명분을 쌓아 왔다. 이들 정치 세력들이 어떤 모습으로 분열과 통합을 이루어낼지에 따라 인도네시아의 정치와 경제는 방향을 달리하게 된다. 낙관적 견해도 있지만 최악의 경우 올해중 인도네시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20%에까지 이르고(제프 슈버트 호주 상공회의소 이코노미스트) 정치적 갈등만 확대재생산될 것이라는 극단의 비관도 병존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