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 경영철학' 중앙대학교서 강좌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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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반에서 40등정도 하던 학생. 냉정하며 자존심이 강한 성격의 소유자. 얼핏보면 기업가로서는 성공할 요소가 많지 않다. 그러나 그는 한국 굴지의 그룹인 삼성을 일으켰다. 그 원인을 어디에서 찾을수 있을까" 지난 66년부터 69년까지 삼성비서실에서 고 이병철 삼성회장을 보좌했던 박세록씨(61.오성실업사장). 그가 28일 중앙대 행정대학원에서 "이병철학"을 강의한다. 고 이 병철회장의 인간성,경영스타일등을 짚어보며 기업가로서의 성공배경을 대학원생들에게 설명한다. "고 이회장은 사실 세속적으로 말하는 기업가 요건을 갖추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기업가의 서글서글함이나 사교성은 없는 편이었지요. 학교다닐때 아인슈타인처럼 성적도 좋은 편은 아니었읍니다. 옷차림은 언제나 단정했고 옷 색상은 단순한 것을 좋아했지요. 한마디로 매우 차가운 분이었읍니다" 박 사장의 회고이다. 사교성은 없었지만 냉정하고 차가운 성격이 합리적인 경영을 하는 바탕이 됐다는게 그의 분석이다. "당시 정부로부터 많은 인사청탁이 들어왔지요. 경영인으로서는 골칫거리였습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이를 인사제도로 해결했습니다. 승진과 봉급에서 공채출신이 연고입사자보다 앞서도록 했지요. 예를들면 정규대졸출신은 입사 6개월이 지나면 3급으로 승진했으나 연고입사자는 1년이 지나야 3급으로 승진할수 있었습니다. 청탁으로 입사한 사람들은 그래서 몇년 지나지 않아 대부분 그만두게 되더군요" 박사장은 또 고 이 회장이 경영자로서 개인적인 취미를 절제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레코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65년과 70년 두번에 걸쳐 영상사업에 손을 대려했지요. 그러나 비서실에서 부정적인 시장조사의견을 올리자 아쉬워하면서도 결국 포기하더군요. 자존심이 매우 강했지만 부정적인 의견이나 충고도 기꺼이 받아들였읍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