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사고 키워요"..'그리스신화의 세계' 펴낸 유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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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허구가 아니라 역사이며 진실입니다. 과학만이 합리적인 것이라고 맹신하는 사회에서는 신화적 상상력이 싹틀 수없어요. 어릴 때부터 신화와 친숙하게 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열린 사고를 할수 있게됩니다" 언어학자이자 신화학 연구자인 유재원(48.한국외대교수)씨가 "그리스신화의세계"(현대문학사)를 내놓았다. 75~83년 그리스 아테네대학에서 공부한 그는 이 책에서 현장답사를 통해 신화의 세계를 생동감있게 열어보인다. 설화의 발생은 물론 변모.소멸과정 등을 다루면서 그리스신들의 상징적 의미를 인문학적 지식으로 쉽게 풀어쓰고 고대 그리스인들의 회화.조각작품도곁들였다. 국내에 소개된 신화들이 단편적인 이야기묶음 수준인데다 해설서도 정신분석학적 이론이나 구조주의.문학적원형이론에 크게 의존한데 비해 올림포스 신앙의 본질을 고대그리스인의 관점에서 본격적으로 다뤄 눈길을 끈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올림포스의 신들은 그리스도교의 예수처럼 숭배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서양사상이 소피스트와 플라톤을 거쳐 스토아학파, 에피큐로스학파로 발전해 나오면서 올림포스의 신들은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제정로마시대에는 신격이나 종교적 의미가 무시된 소재위주 신화편집이 주류를 이루면서 신들에대한 인식이 크게 왜곡된다. 그는 "그리스신화를 이해하려면 로마와 중세를 뛰어넘어야 한다"며 "이 책에서 중세 로마가 왜곡하고 오염시킨 요소들을 제거함으로써 순수한 그리스신화를 재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