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본다] '구조조정과 실업' .. 유길상 <소장>

유길상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서 실업자수가 급증하고 있다. 97년 11월에 실업률 2.2% 실업자수 57만명이었던 것이 지난 4월에는 6.7%,1백43만명으로 불과 5개월사이에 실업자수가 86만명이나 증가했다. 대기업의 고용조정이 본격화되는 5월이후에는 실업자가 더 증가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연평균 실업자를 1백30만명, 실업률 6.0%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실업발생을 최소화하여야함과 동시에 과감한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해있다. 만일 실업문제에 지나치게 집착해 구조조정을 게을리하게되면 기업의 파산이 더욱 확산돼 우리 경제의 성장기반자체가 붕괴되고 대규모의 실업발생이 불가피해진다. 그러나 단기적인 실업발생을 감내하면서라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면 장기적으로 고용기회의 확대를 통한 실업문제의 해결이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실업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단기적인 시각이나 감정적인 접근보다는 국민경제전체의 시각에서 장기적이고 거시적으로 접근하는 지혜를 발휘해야한다. 우선 기업은 고용안정을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기업의 경쟁력강화와 생존을 위해서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며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실업발생은 불가피하다. 기업의 경영이 어려울 때 근로자를 감원하는 것은 가장 손쉬운 방법중의 하나일 수 있다. 그러나 감원에 따른 고용불안은 노사관계를 불안하게하고 근로의욕을 저하시켜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은 인원을 감축하기에 앞서 인력의 효율적인 재배치와 근로시간단축및 임금삭감 등 감원이외의 방법을 우선적으로 모색해야한다. 기업은 또한 고용조정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해야할 것이다. 기업의 경쟁력은 근본적으로 우수한 근로자로부터 나온다. 근로자는 고용안정을 위해서는 임금삭감도 적극 수용하려는 자세를 지녀야한다. 재취업이 어려운 현재와 같은 고실업시기에 근로자가 사업주에게 요구할 수 있는 대안은 임금을 삭감당하더라도 고용을 보장받는 것이다. 또한 근로자는 자기의 몸값을 높이는데 적극 투자해야한다. 근로자들은 본인의 노동력이 노동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때만 고용안정을 보장받고 재취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하고 항상 해고가능성에 대비하고 자신에 대한 투자에 노력해야한다. 만일 실업이 되면 현실을 인정하고 실업대책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여야한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실업은 구조조정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실업으로 너무 기죽을 필요가 없다. 오히려 실업기간을 재충전의 기회로 활용하고 정부의 각종 실업대책중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를 잘 살펴 이를 적극 활용하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