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바다

바다의 넓이는 지구 표면적의 71%인 3억6천만평방km다. 해수의 열용량은 공기의 3천배이상이고 따라서 해수는 공기보다 훨씬 천천히 뜨거워지고 늦게 식는다. 이때문에 바다는 태양에너지의 은행으로서 지구의 열 수지를 조정하고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바다는 또 식량과 에너지원및 수자원의 보고다. 바다 1ha의 식량생산능력은 밀밭의 2배에 달한다. 바다에 서식하는 식물은 약1만7천종, 동물은 약15만2천종으로 육지에 사는것보다 많다. 조류간만의 차는 전기에너지, 표층과 심층의 온도차는 열에너지로 전환될수있다. 물부족 문제 또한 해수의 탈염화로 해결 가능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바다가 제대로 지켜질 때의 얘기라는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다. 바닷물온도가 높아지는데서 비롯되는 엘니뇨현상이 지구 곳곳에 이변과 재해를 가져오는 것은 대표적인 예다. 해수온도의 상승은 또 어획량 감소, 해수면 상승, 빙하의 용해 등 지구 최후의 날을 상상케 하는 여러가지 징조를 일으키고 있다. 올해는 유엔이 정한 "세계해양의 해"다. 94년 유엔해양법협약이 발효된 뒤 각국은 해양자원 개발및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같은해 5월22일, 일본은 95년 7월20일에 "바다의 날"을 선포했다. 우리나라는 96년부터 5월31일을 바다의 날로 정했다. 우리의 관할해역은 국토면적의 4.5배인 44만7천평방km, 서남해안의 대륙붕은 국토의 3.5배인 34만5천평방km다. 21세기 해양강국의 조건은 충분한 셈이다. 하지만 우리의 바다는 지금 폐기물 투기와 유류사고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해양개발도 미미한 상태다. 지난 주말 부산 등 전국에서는 세계해양의 해와 제3회 바다의 날 기념행사가펼쳐졌다. 해양수산부에서는 이날을 계기로 글로벌 해양전진기지와 동북아 물류중심기지 구축 등을 골자로 한 "21세기 해양강국 건설을 위한 역점시책"을 다시내놓았다. 바다는 인간에게 언제나 도전의 장소였다. 두려움과 공포를 이기고 발을 내밀면 신비한 미지의 세계로 데려다주는 것이 바다였다. 바다가 내일의 한국을 세계의 중심지로 만들어줄지는 오늘 우리의 판단과 행동에 달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