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리뷰] MBC 미니시리즈 '추억' .. 민감한 소재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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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중년 유부남의 외도를 다룬 드라마 "애인"을 연출, 주목을 받았던 MBC 이창순PD가 이번엔 이혼 문제를 들고 나왔다. 지난 1일 첫 방송이 나간 MBC 미니시리즈 "추억"(극본 정성주). 이혼은 외도만큼이나 민감한 소재다. 적어도 이혼을 곱게 바라보지 않는 우리 현실에선 그렇다. 게다가 자녀라도 있다면 더욱 무겁고 우울한 소재다. 하지만 첫회에서는 그런 "칙칙한"분위기는 찾을수 없다. 처음부터 너무 심각하게 가지 않겠다는 PD의 의도를 읽을수 있다. 정호(김승우)와 인영(최진실)의 아들 상우는 7살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으로 두 사람을 힘들게하지 않는다. 화면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연결된다. 결혼이란 굴레에서 벗어난 인영은 자아실현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맹렬히 자신의 일에 몰입한다. 이런 설정이 이혼을 생각하는 여성들을 부추길 것이란 비난을 받을까? 일단 초반부에서 "추억"은 이혼을 선택가능한 문제 해결의 한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점에서 이 드라마는 분명 진일보한 면이 있다. 그렇지만 정호와 인영은 예전에 쌓았던 "사랑의 역사"(이PD는 애초 제목을 이렇게 붙이려 했다)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 주희(고소영), 형준(손창민)과의 관계에서 방황하다 결국 재결합에 이르는것으로 이 드라마는 마무리될 예정이다. 결론이야 어떻든 이 드라마는 역량있는 PD와 작가가 요즘 크게 늘어나고 있는 이혼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화제가 될 것 같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