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미쓰비시 '보복의 칼'..미국 회사와 제휴한 닛코증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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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미쓰비시 은행이 미국 트래블러스와 합작키로 한 닛코증권에 대한 사실상 "보복 작전"에 돌입했다. 2일 교도통신은 도쿄미쓰비시 은행이 자사가 보유한 닛코증권 주식을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 닛코증권에 맡겨왔던 주식매매 위탁 계약을 다른 증권사에 넘기고 신규대출까지 중단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는 닛코증권이 미국 트래블러스와 전격 제휴를 발표한지 하루만에 나온 것이다. 도쿄미쓰비시측은 "증권투자 전략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닛코증권과의 관계를 깨끗이 청산할 때라는 결론이 났다"며 주식 매각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닛코-트래블러스 제휴추진에 발끈한 도쿄미쓰비시측이 보복의 칼날을 휘두르기 시작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도쿄미쓰비시는 그동안 닛코증권의 지분 3.5%를 소유한 대표주주였으나 트래블러스가 9.5%의 지분을 차지하면서 졸지에 최대주주 자리를 빼앗기게 됐다. 또 도쿄미쓰비시은행은 지금도 미국과 유럽지역에서 트래블러스 그룹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서 자신의 경쟁자에게 넘어간 닛코증권에 "배신감"을 느낄 수 밖에 없게됐다. 더욱이 닛코증권은 이번 제휴건에 대해 도쿄미쓰비시에 한마디 사전 "상의"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미쓰비시 은행 이사회의 멤버들은 "양사가 제휴를 발표하기 바로 직전에서야 그같은 사실을 통보받았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터여서 이번 사태가 어디까지 진전될 지 관심을 모으고있다. 일본 금융계는 부도난 다이와증권을 인수한 메릴린치사의 경우 충분히 사전에 이해관계자들에게 통보된 상태여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나 이번 트래블러스 경우는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며 도쿄미쓰비시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반응들을 보이고있다. 일본 금융계에서는 또 도쿄미쓰비시은행이 닛코증권 대한 강력한 보복에 들어갈 경우 닛코와 합작증권사를 설립하는등 추가적인 협력계획도 갖고있는 트래블러스그룹으로서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