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협정 체결 합의 .. 한-미 정상회담 성과

김대중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간의 한미정상회담은 한국의 국제신인도를 높이고 두 나라 기업간 협력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지는데 기여했다. 우선 9일 오전(이하 현지시간)에 열린 정상회담에서 클린턴 대통령은 "국민의 정부"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을 국정운영 기조로 삼고 있는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와함께 외환위기 극복노력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표하고 한국이 또 다시 어려움에 처할 경우 미국이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미국이 한국의 외환위기를 넘기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신인도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확대 정상회담에서 "만약 단시 한번 한국이 어려움에 처하면 적절한 자금지원을 언제든지 하겠다"고 약속, 외환시장 불안을 해소시켜 주는 심리적 안전판을 제공한 셈이다. 미국 기업의 대한투자를 본격화 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키로 합의한 것도 큰 변화를 몰고 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은 10일 "한미간에 투자협정을 체결키로 한 것은 미국기업의 첨단기술과 한국기업의 생산기술을 결합하는 전략적 제휴를 더욱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항공자유화협정도 마찬가지다. 양국간 항공노선에 대한 정부규제를 철폐함에 따라 세계 항공시장 가운데 잠재력이 큰 아태항공시장에서 한미 항공업계가 협력관계를 강화할 수 있게됐다. 미국의 해외투자공사(OPIC)가 우리나라의 노동권 보호 기준 미달을 이유로중단했던 대한투자보증사업을 재개키로 한 것도 한국에 대한 투자를 늘려주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와함께 상무장관에게 한국에 투자조사단을 파견할 것을지시하는 등 민간차원의 협력을 정부차원에서 투자분위기를 조성하는데도 적극 나서도록 했다. 그러나 자동차 철강 등과 관련한 통상문제는 별다른 성과없이 끝났다. "협의가 진행중인 만큼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수준에서 조율됐다. 일본 엔화의 평가절하로 아시아국가에 제2의 외환위기가 올 가능성 마저 점쳐지고 있으나 이와관련한 미국의 역할에 대한 진지한 대화가 없었다. 아시아 경제위기가 심화될 경우 미국 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견해를제시하는 선에 그쳤다. 외교안보 분야는 무엇보다 북한문제로 인한 양국간의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해제문제도 과거 정부의 강경책 대신 미국과 함께포용정책을 쓰는데 공감대를 형성, 한 차원 높은 공조체제를 형성하게 됐다. 한국이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해제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인 대신미국은 남북대화와 연계하여 조화와 균형을 이룬다는 원칙에도 합의, 신뢰관계를 쌓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