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납품업체 대우 .. 이한중 <성용금속 사장>

소비자는 왕이란 말이 있다. 너무나 많이 듣는 이야기다. 그러나 알고보면 매입처도 왕이다. 판매가 그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건 너무나 자명하다. 그러나 매입을 어떻게 하느냐도 매우 중요하다. 이는 제조원가와 직결된다. 원가를 낮추면 큰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 대기업은 믿을 수 있는 조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매입이 비교적 쉽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대외적인 신뢰도가 약하기 때문에 현금이 아니면 원부자재의 매입이 어려운 때가 자주 있다. 이때 물건을 사는 자세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질좋고 값싼 가격을 살수 있다. 우리 회사 구매업무엔 사장인 필자가 직접 신경을 많이 쓴다. 사장의 허락없이는 사소한 매입처도 담당자 임의로 절대 바꾸지 못하게 한다. 매입처 직원에게도 점심식사대접을 하게 한다. 명절때 구두티켓 등 선물이 들어오면 사양한다. 그래서 거래가 신선해진다. 신선한 거래를 위해선 사장이 일일이 챙기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금방 거래처와의 관계가 나빠질 수도 있다. 사장의 스타일이 회사 곳곳에 베어있게 해야 한다. 사내의 구매담당자가 금품을 요구하거나 접대를 받으면 원가에 반영될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자연히 질이 낮고 구매금액이 높아져 제조원가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구매를 할때도 납품업체를 대우할 필요가 있다. 납품업체를 무시하면 원자재 품귀현상이 일어났을 때 대우를 받지 못한다. 갑작스런 가격인상때도 그렇다. 이럴 경우 원자재를 제대로 구하지 못해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요즘같은 국제통화기금(IMF)시대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하다. 어쨌든 상거래에선 서로가 신뢰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