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실패땐 경영자도 잘린다'..미국 선빔 회장 해고

"구조조정을 제대로 못하면 경영자도 잘린다" 미국 가정용품 제조업체인 선빔사의 앨버트 던랩(60)회장이 구조조정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해고돼 화제다. 던랩은 원래 과감한 정리해고로 잘 알려진 인물.업계에서 "전기톱(chain saw)"이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대규모 인원감축을 단행해왔다. 전 직장인 스코트제지에서는 취임한지 이틀만에 11명의 최고위 간부중 9명을 자르고 재임기간 동안 전체 직원의 30%에 해당하는 1만2천명을 해고했다. 이같은 정리해고로 던랩은 스코트사의 주식 싯가총액을 2백%나 끌어 올리며기업을 회생시켰다. 그러나 직원들의 일자리와 "1억 달러"의 보너스를 맞바꾼 비정한 경영자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 96년 선빔사로 자리를 옮겨서도 과감한 구조조정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스코트사에서와 같은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지난달에는 4개계열사 8개 공장을 폐쇄하고 6천4백명을 해고하는 마지막 카드를 빼들었다. 이는 전체 직원의 40%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 원래 인원감축 방안이 나오면 주가가 오르는게 정상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안이 발표되고 나서도 선빔의 매출과 신용도는 계속 추락했다. 급기야 선빔사는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고 지난 15일자로 던랩을 해고했다. 과격한 던랩식 경영방식에 사형선고를 내린 것. 결국 던랩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정리해고"때문에 "정리해고"당한 케이스가 되고말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무차별적인 감원만이 현대 기업 구조조정의 모든 것이 될수는 없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대폭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해야하는 한국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