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퇴출' 6.18 판정] 일손 놓고 망연자실..퇴출기업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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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기업을 발표한 18일 해당기업근로자들은 대부분 이미 부도가 났거나 부실화된지 오래여서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담담한 표정들이었다. 그러나 일부 기업들의 종업원들은 조심스레 회생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던차에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18일 낮 정부의 퇴출기업 발표가 있자 경남 마산시 양덕동 한일합섬 6백여명의 직원들은 지난 15일 한일그룹이 한일합섬을 주축으로 한 회생계획을 발표했던 점을 감안,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 회사 총무부 관계자는 "그룹을 사실상 해체하고 흑자를 내고 있는 한일합섬과 국제상사만을 남겨 회생하려고 했는데 한일합섬을 퇴출시키면 어떻게 하느냐"며 정부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진경 관리담당 이사는 "한일합섬이 어렵긴 하지만 매달 20억원의 흑자를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퇴출기업 대상에 포함된 것은 막대한 금융비용 때문인 것 같다"며 참담한 표정을 지었다. .갑을그룹 계열사인 신한견직(주)(대구시 북구 노원동 3공단) 관계자들은 퇴출대상 기업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자 "부채비율이 높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향후 대응방안과 관련, "그룹 차원에서 사장단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견직은 지난 64년 설립돼 폴리에스터와 나일론을 생산하는 종업원 2백15명의 섬유업체로 작년 1백5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해마다 매출액이수십억원씩 줄고 종업원 수도 감소해 왔다. .복합비료 생산업체인 경남 진해시 장천동 진해화학 관계자들은 회사가 퇴출대상 기업으로 확정된데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회사의 향후 진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지난 65년 설립돼 70년대에는 수출이 잘돼 한때 종업원이 1천명에 달했으나80년대 들어 수출은 물론 내수시장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게 되면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려왔고 최근에는 종업원 수도 2백여명으로 줄었다. 이 회사는 특히 비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된 공해문제로 그동안 주민들과 끊임없이 마찰을 빚어왔다. .울산시 울주군 온산공단 (주)고합 텍스타일 임직원들은 18일 퇴출기업으로 판정됐다는 소식에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다. 섬유를 염색가공해 홍콩과 중동에 전량 수출해온 이 회사는 자급자족은 가능하나 설비투자 때의 부채 규모가 워낙 커 이번에 퇴출기업에 속한 것으로알려졌다. .경북 구미시 공단동 동국전자 직원들은 퇴출기업 선정 소식이 알려지자크게 당황해 하면서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직원들은 경기부진으로 회사가 다소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기는 했으나 그동안 회사 조업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노사분규도 없이 원만한 경영이 이뤄져온 점 등을 감안, 퇴출기업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믿어왔다고 말했다. 총무과의 한 직원은 "최근 내수시장 부진으로 다소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퇴출기업으로선정될 것으로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