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한 '세계의 CEO'] (4) 노키아 요르마 올릴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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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유리한 자원이나 환경안에서의 모색이 아닌, 그 툴을 벗어나 과감히 새로운 사업으로 진출을 꾀하는 것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그런 탈바꿈을 통해 눈부신 성공을 한 기업들이 실제로존재한다. 핀란드의 휴대폰 제조업체 노키아는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성공을 한기업이다. 노키아는 1865년 펄프.종이 회사로 설립됐다. 80년대가지도 노키아는 펄프.종이 및 고무를 주로 만드는 핀란드의 평범한제조업체에 불과했다. 그러나 노키아는 80년대부터 이런 전통사업을 벗어던지고 가전업체로,다시 통신업체로 과감히 변신했다. 이를 통해 미국의 모토로라 스웨덴의 에릭슨과 함께 세계 3대 통신업체로성장했다. 노키아가 변신에 성공한데는 여러 요인이 있다. 다른나라보다 빨리 통신시장을 열고 경쟁을 장려, 기업의 경쟁력을 키울수있도록 한 핀란드 정부의 정책과 시장상황도 한 요인이다. 그러나 48세의 젊은 최고경영자(CEO) 요르마 올릴라 회장의 공헌도무시할수 없다. 올릴라 회장은 화려한 학위의 소유자다. 정치학(헬싱키대학) 경제학(런던스쿨) 공학(헬싱키기술대학)석사에 정치학(헬싱키대학)박사 학위까지 갖고 있다. 핀란드 스웨덴 영어등 3개국어에 능통하다. 그러나 정작 사회생활은 은행원으로 시작했다. 78년 시티뱅크에 입사한뒤 7년만인 85년 노키아로 자리를 옮겼다. 재무최고책임자(CFO)를 거쳐 92년 그는 노키아의 수장에 오른다. 당시 경제상황은 "유럽 최악의 불경기"였다. 노키아가 컴퓨터와 가전시장 진출전략에 실패한 직후이기도 했다. 가장 힘든시기에 회장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올릴라 회장은 취임즉시 과감한 혁신의 손길을 뻗쳤다. 그는 먼저 채산성이 떨어지는 기존 사업을 매각, 정리하고 미래 수익성이 밝아 보이는 통신위주업체로 사업구조를 변화시켰다. 비만해진 경영층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다이어트에 들어갔다. 임원들도 젊은층으로 대폭 물갈이 했다. 연구개발센터도 설립,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연구개발과 생산부문에 필요한 시스템을 구축해 나갔다. 올릴라 회장의 노력은 곧 가시화됐다. 취임 4년만인 96년 순익은 7억1백만달러. 올릴라회장이 취임한 92년(7천8백만달러)의 10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런 눈부신 실적뒤에는 올릴라 회장의 4가지 성공비결이 있었다. 첫째 노키아는 환경의 변화를 기회로 삼아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통신사업은 위험요소가 매우 큰 분야다. 기술과 규제가 급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키아는 이런 환경을 사업다각화의 기회로 삼았다. 과감한 의사결정과 추진을 엔진으로 삼아 새로운 사업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채산성이 없다고 판단한 기존 펄프.종이.고무사업은 완전히 정리했다. 카이라모 전임회장시절 뛰어들었다가 큰 손실을 봤던 컴퓨터, 가전제품 생산에서도 손을 뗐다. 이부문의 인력을 45% 감원하고 공장을 폐쇄했다. 그리고 무선전화기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제품 생명주기가 짧은 통신산업에서 성공하려면 "신속한 제품개발"과 "대량생산을 통한 원가경쟁 우위확보"가 핵심이란게 올릴라 회장의 판단이었다. 이를위해 연구개발센터를 세웠다.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해 부품도 공통화했다. 같은 생산라인에서 여러 제품을 생산할수 있도록 공장도 유연화했다. 둘째 올릴라 회장은 연공서열을 깨고 능력위주의 조직으로 재편하는데 힘을 기울였다. 그는 경영진들을 열정적이고 영어에 능통한 젊은층으로 과감히 교체했다. 그결과 경영진의 평균연령은 45세로 낮아졌다. 회사의 공통적인 지향점을 제시했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깨닫고 직원들과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가졌다. 또 조직의 슬림화와 현장으로의 권한위임을 통해 전 조직원들이 전략과 비전을 공유할수 있도록 했다. 경영층들은 언제라도 새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겠다는 열린 태도로 하의상달식 의견 수립을 가능케 했다. 셋째 그는 노키아의 사업성공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확실히 알고 있었다. 노키아는 사업확장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해야할 일에 초점을 맞췄다. 고객에게 네트워크 장비를 제공하는 통신사업에만 주력했다. 주력사업에 초점을 두고 전력을 다한 결과 노키아는 세계 휴대폰시장의 리더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올릴라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노키아의 몸집이 커지면서 위험에 대처하는 기민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게 가장 두려운 점이다. 조직의 관료화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단순한 외형성장은 경영에 있어서 적이라는 그의 생각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는 실속있는 기업의 사업활동과 성장에 대한 명확한 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넷째 노키아는 독창적인 조직문화를 창조하고 이를 사업성공의 거름으로 삼을 줄 알았다. 창의적으로 영어를 할줄 아는 젊은 세대.이것이 노키아 인재육성의 초점이었다. 의욕적으로 일할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인재였다. 직원 개개인들과 많이 접촉하고(Personal Touch), 직원들의 업무성과에 대해 확실히 보상함으로써 올릴라 회장은 노키아를 열심히 일할만한 분위기로바꿔나갔다. 특히 주주만이 아니라 전 사원을 대상으로 하는 보상체제는 직원들이 회사를 위해 헌신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가장 큰 성공요인은 특유의 "핀란드식" 사고방식과 민족성에 대한 자부심이었다. 배움에 대한 겸손한 태도와 융통성.이런 핀란드인들의 민족특성이 변화하는 세계에서 노키아가 성공할수 있도록 하는 밑거름이 된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