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일자) 경제현실을 바로 보자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5월중 산업활동및 국제수지동향은 우리 경제상황을 나타내는 최근통계라는 점에서 하나하나 뜯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제조업생산 감소폭이 우려해야할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3월이후 연3개월째 작년 같은달대비 감소율이 10%를 넘어서고 있으니 이대로 갈 경우 올해 성장률이 몇%가 될까. 농림어업부문이 작년보다 다소 늘어난다 하더라도 연간 성장률은 마이너스3.8%를 기록한 1.4분기보다도 훨씬 나쁠 것이 자명하다. 기계류의 내수출하와 수입, 그리고 국내 기계수주 건설수주 등 투자관련지표들이 40~60%대의 감소율을 나타내고 있으니 상황은 글자 그대로 최악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실업률이 10%를 넘고 실업자수가 2백만명을 훨씬 웃도는 상황이 빚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외국인들이 보는 한국경제는 여전히 비관적이기만 하다. 5월중에 국제통화기금(IMF)에서 12억5천만달러의 자금이 들어왔지만 자본수지가 6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는게 그 증거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및 채권에 투자했던 자금들을 회수하고 있다는 것은 바로 그런 의미다. 경상수지 흑자가 월간으로는 최대규모인 42억달러에 달했다지만 수출이 늘었기 때문이 아니라 수입감소에 따른 것이고 보면 꼭 잘된 일이라고 해석하기도 어렵다. 시설재와 원자재 수입이 줄어드는 것은 결국 수출감소율이 갈수록 커질 것임을 예고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 7월이후의 경제상황은 구조조정의 본격화에 따라 더욱 나빠질 것 또한 확실하다. 5개 퇴출은행 직원들의 반발로 빚어지고 있는 금융거래 마비현상, 그동안 미뤄온 현대자동차 등 대규모 사업장 생산직근로자 정리해고에 따른 파장등이 하나같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아마도 7, 8월은 가장 어려운 시점이 될 것으로 보는게 옳다. 바로 그런 상황에서 우리 모두가 스스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냉정한 이성이 요구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목소리만 높인다거나 이기적인 집단행동으로 현실을 풀 수 없다는 것은 더이상 강조할 필요도 없다. 퇴출은행 직원들도 여기서 예외일 수는 절대로 없다. 경제현실을 직시한다면 즉각 업무에 복귀, 인계인수작업에 협조해야 한다. 집단행동으로 금융구조조정에 차질을 주는 것은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그 정상화를 늦추는 것 외에 다른 아무 것도 아니다. 구조조정은 고통스럽지만 우리 경제가 딛고 넘어야할 과제란걸 모두 다시한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정부도 현실을 바로 봐야한다. 이대로 가서는 생산기반 자체가 침하될 우려가 크다는걸 알아야한다. 생산과 수출에 대한 자금지원이 지금처럼 말로만 그쳐서는 정말 공황이 오지않을까 걱정스럽다. 정부와 국민 모두가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거듭 분명히 해야할 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