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차이나 1년] 한국과 홍콩 : 흔들리는 교민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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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생활 20년에 요즘처럼 힘든 것은 처음입니다" 한국으로부터 라면 김치 등 식품류를 수입해 판매하는 신라교역 김맹수사장의 얘기다. 홍콩교민사회에서도 성공한 사업가로 손꼽히는 김사장이 이렇게 말할 정도니 여느 교민들의 사정이야 두말할 나위도 없다. 약 8천명 정도인 홍콩교민들의 진출분야는 무역업이나 관광업 요식업이 대부분. 한결같이 최근의 환란으로 가장 혹독하게 불황을 겪고 있는 분야다. 관광업만 해도 올들어 한국인 관광객이 작년의 절반으로 줄어 여행사들은 집단 도산위기다. 덩달아 한국식당이나 술집들도 썰렁해지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쓰러져도 고국에 가서 쓰러지는게 낫다"는 생각에 사업을 정리하고귀국하는 교민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심지어 같은 교민을 사취해 돈을 챙긴후 달아나는 불미스러운 사건도 있었다. 그런가하면 이처럼 어려운 형편중에도 애국심과 동포애를 발휘하는 미담도적지 않다. 한국의 외환위기가 절정에 달했던 작년말 홍콩 사이완에 위치한 한국 국제학교에서는 "한국상품 애용 캠페인"에 들어갔다. 또 불교신도회에서는 금모으기 운동을 통해 7백만원 상당의 금을 모국에전달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교민단체에서는 "한국인이 몰려 사는 지역에서는 주택임대료 인상을 자제하자"는 운동도 벌이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