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신탁상품'] 금융감독위 발표 앞뒤 안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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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위원회가 5개 퇴출은행의 자산실태와 관련해 앞뒤 안맞는 발표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따라 퇴출은행의 실적배당신탁이 정기예금금리(연 9%선) 수준의 배당을돌려줄 수 있을 정도는 된다는 금감위 발표내용에 대해서도 불신이 증폭되고있다. 금감위는 지난 1일 퇴출결정이 불공정했다는 비난이 일자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8% 미달 12개 은행의 경영평가결과를 공개했다. 이 평가결과는 퇴출은행의 자산상태가 극히 불량하다는 점을 뒷받침한 것이었다. 일례로 요주의(1개월 연체이상)이하 여신비율은 3월말현재 경기 49.0%,충청 36.3%, 대동 34.1%, 동화 28.5%, 동남 20.9% 등이었다. 더욱이 평가시점(98년 3월말)에서 3개월여가 지난 현시점에선 이들 은행의요주의이하 여신비율이 더 높아졌을 것이라고 금감위는 강조했다. 특히 금감위는 대동은행의 경우 BIS비율이 3월말 -7.33%에서 2000년 6월 -10.97%로 더 나빠지는 등 건전성이 개선될 희망이 보이지 않아 퇴출결정이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금감위는 2일 인수은행이 퇴출은행 신탁계정을 떠안지 않겠다고 하자 퇴출은행 신탁부실이 6개월연체이상의 고정이하 부실여신만을 기준으로평균 18.44%에 불과하다고 밝히는 등 부실규모를 축소하는데 급급했다. 금감위가 밝힌 퇴출은행의 부실유가증권 비중(4.83%)도 실제와는 큰 차이가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퇴출은행의 신탁상품에서 편입해 운용하는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등이 부도난 경우가 많으나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신탁계정은 최악의 경우 자산실사과정을 거치면서 원금도 돌려줄 수 없을 정도로 부실한 것으로 판명될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다. 한 인수은행관계자는 "퇴출은행들이 올들어 은행계정의 부실을 신탁상품으로떠넘기는 편법을 쓰는 등 그동안 신탁계정의 부실하게 운용해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금감위는 자신들의 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각종 통계나 분석결과를 다른 기준으로 작성해 제시, 이해관계자들의 판단을 흐려놓고 있다는지적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