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모임] '경남고 19회 등산모임' .. 박광두 <이사>

산을 찾는 마음은 선이다. 선은 무병장수를 의미한다. 참된 삶은 올바르고 정직한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는 간명한 진리를 우리 금수강산은 무언으로 가르치고 있다. 지난 3월말 IMF한파가 점차 기승부리기 시작할 때의 모임은 달랐다. "속내 투명한 산사나이" 50여 회원들은 전국 각처에서 일요일 이른 새벽을 달려와 충남 계룡산 동학사에 집합했다. 오전11시 모두 약속시간에 와 닿았다. 회장(이홍서 사장)으로부터 20여년만에 기록하게된 "5백회 기념등반"인사말이 끝난 뒤 동학사->관음봉->삼불봉->갑사의 등반코스가 정해졌다. "IMF시대엔 갈짓자로 돌자" 돈 씀씀이가 커서 친구들사이에 "왕손"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사장의 등반 화두였다. 그렇다. 태양을 타원궤도로 도는 지구처럼 아리아리 돌자. 용의 눈물같은 땀방울을 흘리며 용비늘 갈래의 오솔길 계곡길을 감돌아 용마(경남고 동문 지칭)들은 전설속의 계룡산 자연성능을 가로질렀다. 프로급 등반가인 이인석 회원의 부인이 정상까지 줄곧 앞장섰다. 부부 금슬조인 최상대 이종선 강창신 윤명환 김정국 김태진 이영두 박상식 임유홍 회원 등의 부부간 도란거림은 솔바람을 탄 숲속 정령들의 속삭임이다. 갑사를 향한 하산길은 IMF파도를 넘는 아리랑고개였다. 1백여년전 천지를 진동시키며 북상하던 동학군의 함성이 이곳에서 멎고 혁명의 깃발을 황토에 묻었다던가. 계룡은 아직도 여의주를 물지 못한 잠룡의 전설인가. 정상에서의 점심 술잔에 활기를 되찾은 용마들의 발걸음은 온갖 근심과 잡념을 떨쳐버린 진룡의 위용이다. 지구의 자궁이라 일컫는 바이칼호에서 시작, 인류의 시원문화를 개창하고 계도한 한민족의 1만년 뿌리역사를 돌이켜보자. 김부식의 삼국사기 개작으로 비롯된 사대사관과 일제의 식민사관으로 철저히왜곡된 우리의 상고사를 재조명해 한국민의 지극한 자긍심과 용기를 되찾아 오늘의 난관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23.5도 오른쪽으로 기운 지축이 빠른 속도로 바로 서고 있다. 우주의 시공이 바루어져 모든 사물과 이치가 정원운동을 하게 되는 섭리다. 서양사람들은 이를 폴 점프라고 한다. 정치인도 기업인도 모든 사람들의 마음과 몸가짐이 투명하고 올 곧아야 살 수 있는 대자연의 계시며 축복된 미래를 예비하는 유일한 비결이기도 하다. 4시간여 산행을 마치고 유성의 유명 황토온천에 몸을 담갔다. 몸과 마음이 날 것 같다. 항룡이 된 것이다. 대구에서 푸짐한 협찬품을 차에 싣고 참가해준 백용환 회원, 매주 일요산행을 위하여 전회원들에게 예쁜 목소리로 수십통씩 전화연락 수고를 해주는 김동주 사장의 비서 함승희양께 지면을 통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 박광두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