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산업] 98 KAPAS 전시회 개막 : '국제화로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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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로 위기상황을 돌파하라" 자동차 내수경기 침체 여파로 생사의 기로에 직면해 있는 국내 자동차부품에 떨어진 지상과제이다. 해외 공급을 하지 않는 한 현재의 한계상황을 극복할 길이 없는 것이 부품업계의 현실인 것이다. 올해 부품업체들의 첫번째 경영과제는 "생존". "기술.품질일등" "매출증대" 등의 슬로건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전사적으로 집중하는 모습이다. 바로 국제화가 그 관건이 되고 있다. 이같은 국제화는 종래와 같은 국내 부품메이커들의 해외 진출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금 부품업체들은 해외 투자진출할 여력도 없거니와 기력 조차 잃은 상황이다. 참담한 실패의 경험 때문. 2년여 전부터 완성차 메이커의 해외 진출에 맞추어 1백50여개 부품업체들이추진해왔던 동반진출 계획은 모기업의 부실화 혹은 계획수정으로 비용만 날린 채 성사되지 못했던 것이다.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폴란드 등 세계 곳곳에 진출하려던 부품업체들의 세계화 노력은 극소수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무산되고 말았다. 따라서 이제 부품업계는 국내에서 국제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 방안은 기술.자본제휴, 해외 매각, 외자도입 등. 자금난에다 부채가 많아 금융비 지출이 과다한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경우당장 어떤 형태로든 저금리의 외자를 도입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합작회사의 경우 그나마 합작선이란 비빌 언덕이 있지만 순수 국내 법인들은 이것도 어려운 문제다. 때문에 해외차입 보다는 자본제휴 혹은 해외 매각이 현실적인 방안이 되고 있다. 지난해 기아사태 이후 국내 기업들의 자산가치가 그전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자 해외 부품메이커들에서도 자본참여나 인수를 위해 "물건"을 고르고 있다. 델파이오토모티브 로버트보쉬 ITT 루카스 발레오 등이 그들이다. 만도기계 공화 광진상공 대우정밀 삼립산업 한라공조 등 중견 부품업체들에는 해외 부품메이커들이 공장매입, 지분확대, 자본참여,합작제휴 강화 등을 위해 빈번히 드나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해외 기업들은 대개 국내 부품업체들을 지나치게 저평가하고 있어 쌍방간 협의는 큰 진전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부품업체가 감량경영이나 해외 기업과의 제휴로 당장의 어려움을 면하게 되면 해외 거래선 확보 혹은 수출확대에 나서는 것이 시급하다. 국내 부품업체들의 기술 품질 수준은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상당히 뒤떨어진다. 그러나 최근 3년여 사이 40여개 업체가 미국 3대 자동차메이커의 품질기준인 QS9000 인증을 획득할 정도로 기술력이 나아지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부품산업이 지난 90년 이후 7년만에 처음으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데는 국산화율 제고가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자동차부품 수출은 21억5천8백만달러로 전년의 14억5천3백만달러에비해 48.6%나 늘어났다. 이에 비해 수입은 15억9천7백만달러로 전년의 20억6천6백만달러보다 22.7%나 줄어 무역수지가 5억6천1백만달러의 흑자를 시현했던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완성차 업체들이 분해 부품형태로 자동차를 내보내는 KD 수출을 크게 늘린 것이 주 요인이지만 핵심부품의 국산화와 부품업계의 직수출 노력도 톡톡히 한몫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해외 기업과의 제휴및 수출이 중시되는 가운데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한국종합전시장에서 98서울국제자동차부품.액세서리전(KAPAS98)이 열려 여느 때보다 관심을 끌고있다. 이같은 국제 전시회가 국내 부품업체들이 완성차메이커에 목 매다시피 하는 주종관계에서 탈피해 무한한 세계시장으로 뻗어가는 계기가 돼야한다고 업계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