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면톱] 대출금리 인하 '미적미적' .. 정부 인하압력

대출금리는 언제나 내리려나. 최근 시장실세금리와 은행예금금리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전수준으로 돌아가자 대출금리 인하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예금금리가 연 12%대로 곤두박질치면서 고객들은 은행들이 대출금리는 그냥 놔두고 예금금리만 내리는건 문제라고 강하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정부도 7일 여신담당임원회의를 소집, 대출금리인하를 촉구했다. 그러나 은행들의 자세는 아직 미온적이다. 대출금리를 내려야 하는건 인정하지만 현 여건상 섣불리 대출금리를 내리기는 힘들다는게 내부 생각이다. 이로 미뤄볼때 이달중 대출금리가 1-2%포인트 떨어질 것이지만 실제 일반대출프라임레이트(우대금리) 인하로 연결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 얼마나 되나 =현재 은행들의 프라임레이트는 일반대출 연11.5%, 신탁대출 연 12.5% 수준이다. 지난해 12월말해도 각각 8.5%와 9.5%였으나 고금리가 형성되자 기다렸다는듯이 3%포인트 올렸다. 그러나 실제 프라임레이트는 별 의미가 없다. 창구에서 가계대출금리는 연 17-20%를 받고 있다. 중소기업대출금리는 연 20%를 넘나들고 있으며 당좌대출금리도 연 19%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은행들은 최근 시장금리가 하락하자 1년만기 정기예금금리를 연12%대로 떨어뜨렸다. 고객들로선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예금금리는 금방 내리면서도 대출금리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대출금리 왜 안내리나 =이에 대해 은행들로선 할말이 많다. 우선 금리적용대상이 다르다. 예금금리의 경우 인하된 금리는 신규예금부터 적용된다. 금리를 아무리 내리더라도 기존 고금리예금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 반면 대출금리인하는 기존 대출에도 모두 적용된다. 섣불리 대출금리를 조정했다간 기존대출에 대한 이자도 내려 은행들이 손해볼수도 있다. 갈수록 심해지는 신용경색도 문제다. 은행들은 기업은 물론 개인들의 파산위험성이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대출을 취급할수 없다고 몸을 사리고 있다. 자칫했다간 부실여신이 늘어 퇴출대상으로 전락할수도 있어서다. 따라서 대출을 안해 주겠다고 버티고 있으며 정 대출이 필요한 기업이나 개인은 높은 금리를 부담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말하자면 부도위험에 따른 "리스크 프레미엄"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쯤 대출금리를 내릴까 =은행들은 고객과 정부로부터 대출금리 인하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이를 무시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조만간 흉내내기 금리인하가 있을 전망이다. 실제 국민 주택등 우량은행들은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1-2%포인트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프라임레이트를 내리거나 기업대출금리를 인하하는걸 성급히 기대하는건 무리다. 자기 살길도 바쁜 은행들이 무조건 정부말을 들으려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 12-13%대의 시장금리가 정착되는 이달 하순이나 다음달이 되어서야 본격적인 대출금리 인하분위기 무르익을 전망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8일자 ).